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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왕조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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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16 11:37:12 수정 : 2015-11-17 15: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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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원주민들, “왕정으로 복고 실현”
1893년 왕조 폐지, 1897년 미국과 합병 조약 체결,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로 편입, 1993년 미국 정부의 왕조 폐지에 대한 사과 표명, 2015년 왕정복고를 위한 원주민 투표….

신혼여행의 천국인 미국 하와이주의 간략한 역사이다. 하와이는 신혼여행의 천국쯤으로 알려져 있지만, 120년 전 원치 않은 상태에서 왕조체제가 무너졌던 곳이다.

최근 하와이 전체 주민의 10%가 넘는 원주민들이 왕정복고 운동에 나서고 있다. 원주민들은 미국으로부터 독립해 왕정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왕정복고까지는 어려운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원주민들의 처지가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단 현재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는 전제조건에서다.

‘하와이주 원주민 등록위원회’는 이달 30일까지 한달 동안 200명의 후보 중 40명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알 자지라 방송’에 의하면 투표권이 있는 하와이 원주민은 12만2000이 넘는다. 결과는 투표 종료일 이튿날인 12월 1일 발표된다. 대의원들은 내년 2월 혹은 4월까지 제헌 의회를 소집한다. 이들은 완전 독립과 연방정부의 일원으로 자치권을 인정받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연방정부는 원주민들의 협상권을 인정한 상태다.

원주민들이 꿈꾸는 하와이의 미래는 세 갈래로 나뉜다. 연방 내의 자치권 확립, 연방정부를 벗어난 완전한 독립 정부, 연방정부의 일원으로 유지 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연방정부 일원으로 유지하자는 목소리는 작은 편이다. 자치정부 수립 방안은 원주민들이 미국 시민권을 유지하면서 자치를 보장받는 것이다. 이는 미국 본토의 인디언이나 알래스카 원주민들에게 적용된 방식과 유사하다. 현재 연방정부는 566개 원주민 부족의 자치권을 인정하고 있다. 완전독립은 미국의 합병이 국제법적으로 잘못됐고, 경제·전통 측면으로도 하와이 원주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 연결고리에 왕정복고가 있다.

하와이 왕국의 릴리우카라니 여왕은 8대 국왕으로서 마지막 군주였다. 릴리우카리니 여왕은 당시 왕정폐지를 원한 농장주들과 이를 돕는 겨룰 군사력을 지니고 있었으나, 원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해 자진해서 물러났다. 하와이 왕국은 1782년에 카메하메하 1세(1739∼89)가 나라를 세운 뒤 100년 가까이 왕정을 유지했다.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미국과 합병된 것이 아니니 원상태로 돌아가겠다는 게 원주민들의 생각이다.

연방정부는 그동안 공립학교에서 하와이 원주민들의 언어를 가르치지 못하도록 했다. 원주민들이 조상신을 모신 마우나키산에는 천체망원경을 설치하며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은 행보를 펼쳤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하와이 원주민들의 생활수준은 다른 인종에 비해 낮다고 알려져 있다. 외지인들의 방문이 많은 신혼여행 천국에서 정작 원래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게 왕정복고 세력의 주장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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