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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연말 술자리 주도권 女에게 있다?

입력 : 2015-11-14 05:00:00 수정 : 2015-11-14 09: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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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술자리에서는 ‘어떤 종류의 술’인지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실제 개인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술들이 테이블 위에 올려진다. 수입맥주의 대중화와 함께 다양한 맥주를 일상적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어렵게 느껴지던 와인이나 양주를 집에서도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열풍이 다소 식었다곤 하지만 ▲하이트진로 '자몽에이슬'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시리즈' ▲무학 '좋은데이 시리즈' ▲금복주 '상콤달콤 순한참' ▲대선주조 '시원블루 자몽' 등 ‘저도(低度)주 과일소주’ 역시 인기이다. 기존 소주에 비해 낮은 알코올 도수와 달달한 맛을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는데, 이런 변화를 주도한 계층은 여성과 젊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저도주 과일소주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과일소주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전반적인 음주문화에 대해 살펴본다.

반짝 인기 vs 이젠 대세…달달한 맛을 앞세워 여심과 주류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저도주 과일소주의 인기는 지속될까.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3개월 기준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저도주 과일소주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3.5%가 최근 유행하는 저도주 과일소주를 마셔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과일소주를 마셔본 경험이 훨씬 많았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의 과일소주 음용(飮用) 경험이 많은 특징도 두드러졌다.

저도주 과일소주에 대한 호감도도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전체 10명 중 6명이 저도주 과일소주에 호감이 간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에 비해 30.7%는 저도주 과일소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상대적으로 남성과 40~50대가 내키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저도주 과일소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낮은 도수라 부담이 없을 것 같고(38.2%, 중복응답) ▲여자들이 즐기기에 좋을 것 같으며(36.4%) ▲가볍게 술을 마시는 기분을 낼 수 있다(36.2%)는 점을 그 이유로 많이 꼽았다. 술 맛 자체가 부드러울 것 같고(29.9%), 맛있다(25.2%)는 의견도 많았다. 반면 과일소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단맛이 강하다(36.5%, 중복응답)는 점이었다. 또한 ▲술에 장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27%) ▲숙취 때문에 힘들 것 같으며(24.4%) ▲소주 맛이 너무 변하는 것이 싫다(23.8%)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저도주 과일소주를 마시게 되는 상황으로는 주로 여성이 포함된 술자리가 있을 때(54.2%·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와 함께 같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을 잘 하지 못할 때와 도수가 다소 낮은 술을 먹고 싶을 때도 사람들이 저도주 과일소주를 많이 찾는 상황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특히 술자리에 여성이 참여했을 때 과일소주를 마신다는 의견은 남성이 많고,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고 싶을 때 찾을 것 같다는 의견은 여성이 많다는 점에서 이제 ‘술자리의 주도권’이 여성에게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밖에 가벼운 안주와 곁들일 때, 맥주 대신 배부르지 않게 먹고 싶을 때 저도주 과일소주를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었다.

저도주 과일소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조사 결과, 전체 10명 중 6명은 저도주 과일소주가 즐겁고 편안한 소주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젊은 층의 이런 시각이 강한 편이었다. 아직도 직장에서 술을 강요하는 문화가 있다는데 다수가 동의할 만큼, 강압적인 음주문화가 여전히 성행하는 사회 특성상 알코올 도수가 낮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도주 과일소주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이다.

요즘 술자리에선 독한 술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전체 62.8%는 저도주 과일소주의 인기가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관련이 있다고 바라봤다. 여성들의 사회진출 증가와 함께 술자리 참여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술이 약한 여성들을 위한 저도주 과일소주가 등장했다고 보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이런 시각이 많았다. 저도주 과일소주를 주문하는 남성은 여성을 배려하는 사람인 것 같다는 데 절반 이상이 동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 2명 중 1명은 저도주 과일소주의 인기가 ‘웰빙’ 열풍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저도주 과일소주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분분했다. 먼저 저도주 과일소주가 출시 초기에만 반짝 인기를 끌고 말 것이라는 예상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상대적으로 남성과 30대의 부정적인 시각이 큰 편이었다. 그러나 저도주 과일소주를 앞으로도 또 먹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오히려 그렇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저도주 과일소주의 인기가 일시적이라는 전망과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모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과일소주를 지속적으로 마시고 싶다는 의향은 여성과 20대가 남성과 30대 이상에 비해 훨씬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다만, 저도주 과일 소주가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20.9%에 불과했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계속해서 내려가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체 64.3%가 이런 추세라면 향후 지금보다 더 낮은 10도대 소주도 출시될 것 같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7도 아래 소주는 소주가 아니라는 의견과 저도주 과일소주는 소주가 아니라는 의견은 적은 수준이었다. 남성의 경우 지금보다 더 도수가 낮은 소주와 과일소주가 소주가 아니라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모습을 보였다.

한편, 요즘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술의 종류는 맥주(79.8%·중복응답)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 없이 공통적으로 맥주를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17도 이상의 일반소주(52.7%)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술이었으며, 다음으로 ▲저도주 과일 소주(40.8%) ▲막걸리·동동주(39.1%) ▲와인(33.3%) ▲저도주(24.8%) ▲양주(15.9%)를 좋아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일반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은 반면 여성은 저도주 과일소주와 와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남성보다 강했다. 저도주 과일소주의 경우 젊은 층의 선호도가 뚜렷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3개월 내에 마신 경험이 많은 술도 선호하는 술의 종류와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최근 가장 많이 마신 술 역시 맥주(91.8%·중복응답)였으며, 다음으로는 17도 이상의 일반 소주(67.7%), 저도주 과일소주(63.5%), 막걸리·동동주(58.6%), 와인(46.6%), 저도주(37.1%), 양주(29%) 순이었다.

향후에도 최근 마신 술을 즐길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 지금 마시는 비중과 큰 차이가 없거나 비슷할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금보다 더 마시게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덜 마실 것 같다는 의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술은 맥주와 와인이었으며, 과일소주의 경우 더 마실 것이라는 의견과 덜 마실 것 같다는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특징이 뚜렷했다.

술의 종류에 따라 각각의 이미지도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류 별로 이미지를 평가해본 결과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술은 맥주(37.6%)와 17도 이상의 일반 소주(37%)였으며, 서민적인 술로는 대부분 일반 소주(47%)와 막걸리(36.6%)를 꼽았다. 부드러운 술로는 맥주(32.4%)와 저도주 과일소주(27%), 와인(24.8%)을 많이 연상했으며, 건강에 좋은 술은 와인(48.6%)과 막걸리(30.1%)라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또한 맥주는 시원하고(90.2%), 편안한(51.2%) 술·막걸리는 정감 있는 술(53.8%), 저도주 과일소주는 독특한 술(57.7%), 와인은 세련된 술(56.2%), 양주는 고급스러운 술(54.4%)이라는 평가에서 각각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술의 종류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같이 마시는 사람이 원하는지 여부(61%·중복응답)와 안주와의 궁합(59.5%), 그리고 술의 맛과 향(56.1%)인 것으로 조사됐다. 함께 마시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는 모습은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으며, 안주와의 궁합은 30대 이상이 좀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술의 맛과 향은 젊은 층이 특히 많이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그밖에 ▲알코올 도수(36.9%) ▲가격(24%) ▲숙취여부(20.8%) ▲술의 브랜드(16.2%)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술을 자주 마시는 요일은 역시 금요일(67.8%·중복응답)과 토요일(66.7%)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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