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금융무지’와 ‘빚 권하는 환경’ 맞물려
학자금·생활비 빠듯한 2030 빚더미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는 매년 수백만명이 양산되고 있다. 상당수가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무지와 ‘빚 권하는 환경’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약 107만1215명이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돼 있다. 3개월 이상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한 사람이 이 정도라는 이야기다. 대부업체 등까지 영역을 확장하면 3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20∼30대 채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학자금과 생활비 등을 대출에 기대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기 1841명이던 20대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3분기 1957명으로 6.3% 늘어났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20∼39세 미만 채무불이행자 비중도 33% 수준으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김기성 금융복지상담위원은 8일 “본인의 지출 현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빌려 매달 20만원을 이자로 낸다고 가정하면, 내가 지금까지 얼마를 써왔고 어느 부분에서 20만원을 줄일 것인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환일은 다가오는데 돈은 없고, 연체는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러다 대출 광고나 문자를 접하면 유혹에 쉽게 넘어가 돈을 빌려 다른 돈을 갚는다. 신용카드를 쓰면서 지출 관리를 하지 못해 대출을 받고 돈을 갚다 보니 돈이 없어 또 신용카드를 쓰고 다시 대출을 받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러다 보면 어느새 빚이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김 상담위원은 “원금 외에 이자가 있고, 연체하면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추가로 돈을 빌리면 금리는 더 높아진다”며 “빚이 쌓이면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면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