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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욕심 때문에… 사라져가는 야생동물들

입력 : 2015-11-07 03:00:00 수정 : 2015-11-0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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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사라진 아빠 토끼·엄마 여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밀렵이라는 불편한 현실에 ‘경종’
방글 지음/정림 그림/책고래/1만2000원
어느 날/방글 지음/정림 그림/책고래/1만2000원


세상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어느 날. 먹이를 구하러 나간 아빠 토끼가 돌아오지 않았다. 몇 밤이 지나도 아빠 토끼는 소식이 없었다. 아빠 토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기 토끼는 아빠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선다. 길에서 여우를 만났다. 여우는 엄마를 찾고 있었다. 아기 토끼와 여우는 함께 길을 떠났다. 그러다 사슴을 만났다. 친구를 찾던 사슴도 동행한다. 동생을 찾던 뱀도 합류했다. 깊은 숲속에서는 몹시 허둥대며 뛰어가는 곰 아저씨와 너구리 아줌마를 만났다. 아이들을 찾느라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함께 가족과 친구를 찾기로 했다. 걷고 또 걸으며 애타게 찾아 나섰다. 겨울은 그렇게 점점 깊어갔다. 어느 마을을 지날 때였다. 아기 토끼가 소리쳤다. “저기, 우리 아빠예요!” 너구리 아줌마도 소리쳤다. “우리 아이들이에요!”

책을 펼치면 연필과 목탄을 사용한 무채색 배경 위에 토끼, 여우, 사슴, 뱀, 곰, 너구리만이 자신의 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떠나는 길은 멀고, 험하다. 빼곡한 나무 숲 사이를 지나가는 동물들 뒷모습이 슬퍼 보이는 건 아마도 대면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과 집안의 장식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밀렵에 의해 생명을 잃은 동물들은 모두 자신의 색을 잃은 채 박제되어 있다. 반면 그들의 생명을 빼앗은 사람들은 색이 입혀져 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여러 사건 사고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소유물로 생각해 함부로 버리거나 죽이는 행동, 특별한 이유 없이 지나가는 사람을 해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책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반전은 불편하지만, 분명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이다. 오랜 시간 우리 이웃으로 함께 살아온 토끼, 여우, 사슴, 뱀, 곰, 너구리는 이제 우리의 옷과 가방, 목도리 그리고 건강식품 등으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사자를 향해 총을 겨누고, 사진을 찍기 위해 기린의 목을 자르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동물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아픈 현실이다.

야생에 토끼와 여우, 사슴과 뱀, 곰과 너구리, 기린과 코끼리, 사자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생태계가 무너져 먹이사슬은 엉망이 될 테고, 인간 삶도 위험해질 것이다. 인간의 편의와 욕심 때문에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에 대해 말한다. 야생의 동물들은 점점 사라지고, 자연의 빈자리는 늘고 있다. 한번 비워진 자연의 자리는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 책은 가족을 잃은 동물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한다. 자연의 일원으로 함께 지키며 살아온 기억을 잊지 말라고.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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