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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여자화장실 첫째 칸 좌변기 물통 안에"

입력 : 2015-11-05 18:24:40 수정 : 2015-11-05 19: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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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타고 안방까지 들어온 마약… 채팅앱·커뮤니티 이용
주부·직장인으로 확산…배송총책 등 11명 구속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식당 여자화장실 첫째 칸 칸막이 위.’

지난 6월 주부 A(43)씨는 ‘캄사장’이라 불리는 자가 보낸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식당을 찾았다. 이 식당 여자화장실에서 A씨가 찾아낸 건 비닐에 쌓인 필로폰이었다.

A씨는 모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필로폰 판매책 캄사장을 만났고 10만원을 주고 1회 투약분(0.03)을 샀다. 캄보디아에 거주 중이라던 ‘친절한’ 캄사장은 A씨에게 투약 방법,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법 등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캄사장과 거래를 튼 A씨는 서서히 마약 중독자가 됐다.

온라인커뮤니티, 스마트폰 채팅 앱 등을 통해 누구나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사회가 마약에 젖어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밀반입된 필로폰 약 310g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위반) 등으로 국내배송총책 장모(43)씨와 다른 판매·구매자 등 11명을 구속하고, 구매자 A씨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중국 총책인 이모(35)씨는 속이 비어 있는 길이 약 10㎝의 볼트를 특수제작한 뒤 이 안에 필로폰 1g 정도를 넣어서 국제특송으로 국내에 밀반입했다. 필리핀 총책인 일명 ‘장사장’은 일반 램프의 양초 꽂는 곳에 필로폰을 은닉하는 수법을 썼다.

국내 배송총책은 이렇게 국내에 들여온 필로폰을 퀵서비스, 고속버스 수화물 등을 통해 구매자에게 배송하거나 화장실 등에서 구매자가 직접 찾아가게 하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통해 유포시켰다.

구매자들은 ‘일베’, ‘필고’ 등 온라인 커뮤니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광고 글을 통해 현지 총책과 직접 접촉했다. 구매자들은 ‘성관계에 좋다’, ‘머리가 맑아진다’는 등의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정보나 호기심에 이끌려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살 빼는 데 효과가 있다’는 말을 믿고 필로폰을 구매한 모델지망생도 포함돼 있었다.

현지 총책들은 모바일 채팅 앱을 통해 구매자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대포통장으로 구매 대금을 받은 뒤 국내 배송총책에게 배송을 지시했다.

배송총책과 구매자들의 직접 접촉을 차단, 구매자가 적발되더라도 거래처를 추적하기 어렵게 했다. 현지 총책들은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직장인, 주부 등 구매자를 배송책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34명 중 27명이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일반 주부와 직장인, 식당 종업원 등이었다”며 “인터넷상에 광고 글을 게재하다 보니 일반인들도 마약 판매글에 빈번하게 노출돼 구매가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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