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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에 희한한 후불탱화 등장…험산준령 지리산 등 담겨

입력 : 2015-10-27 21:19:42 수정 : 2015-10-28 20: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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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 이호신 화백 작품…새로운 형식의 탱화에 관람객 쇄도할 듯

전북 남원 실상사 약조전에 희한하게 생긴 후불탱화(後佛幀畵) 한 점이 봉안됐다. 이른바 철조여래 좌상(보물 제41호) 후불탱화가 그것이다.

후불탱화란 불상(佛像)을 모신 상단(上壇) 뒤에 걸어 두는 탱화로, 주로 석가모니 부처가 법화경을 설하던 때의 광경이나 화엄경의 내용을 묘사한 그림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봉안된 실상사 후불탱화는 늘 보아왔던 그림이 아니다. 험산준령의 지리산과 소나무, 달, 학, 곰, 장승 등이 화폭을 잔뜩 차지하고 있고, 두 점 가량 있는 불상은 그림의 보조장치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실상사와 지리산의 과거와 현재, 생명평화에 대한 발원을 탱화에 그렇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후불탱화는 가로 6m90, 세로 1m84로, 크기도 대형인데, 화가 이호신이 한지에 수묵과 채색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보기 드문 걸작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후불탱화의 지리산 출현으로 먼 실상사까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같다.

후불탱화 불모(佛母) 이 화백은 탱화제작과 관련해 “새 탱화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자연과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고찰하고 이를 소재와 배경으로 삼았다”며 “이를 토대로 약사전 철조여래 좌상이 갖는 불성(佛性)과 법열(法悅)을 극대화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그림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생명평화 무늬'는 창안자인 안상수 선생(전 홍익대 교수)이 화실로 찾아와 손수 그려 넣었다”고 소개했다.

실상사측은 “한국 불교회화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과 기법을 사용해 불교세계관에 나오는 수미산을 지리산으로 형상화하고, 지리산의 역사와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해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이날 점안법회에는 금산사 회주 월주 스님이 격려법문하고,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이 봉안법문을 했다. 대화마당에서는 ‘지리산과 실상사, 그리고 탱화이야기’를 주제로 안 교수(실상사불사 공동추진위원장)가 실상사 탱화의 의미를 발표했고, 이 화백이 탱화 제작과정 등을 설명했다. 이어 안상수 교수, 도법 스님, 김준기 미술평론가, 지리산프로젝트 참여 작가와 큐레이터 등이 참여하는 토론잔치가 열렸다. 남원 실상사는 또 하나의 멋진 전설이 그렇게 영글고 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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