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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공섬 영유권 인정 못한다"… 美 초강수

입력 : 2015-10-27 18:40:08 수정 : 2015-10-27 2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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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중국해 中 인공섬 무력화 시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초강수’를 뒀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27일 미 해군 구축함을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약 22㎞) 내에 진입시켰다.

미국은 국제법에 규정된 공해상 ‘항행(航行)의 자유’를 내세워 인공섬과 그 주변 바다를 중국의 영토 영해로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강경한 태도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특히 “이 같은 작전은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중국 인공섬 인근에서 27일 진입 작전을 펼친 미 해군 구축함 라센호가 2009년 태평양을 항해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은 미국의 ‘간보기’에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해군은 전함을 파견해 미 구축함과 추격전을 벌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미국의 구축함 라센함이 중국 정부의 허가도 없이 난사군도 도서의 인근해역에 불법 진입했다”며 미 구축함을 감시·추적하면서 경고했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이어 “그 어떤 국가의 고의적인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미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선 군사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미 군함이 이날 접근한 인공섬은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다. 두 섬 모두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 내에 있다.

중국은 BC 2세기 한(漢) 무제 때부터 남중국해를 이용했다며 영유권을 주장했다. 중국이 1953년부터 남중국해에 설정한 가상의 직선인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에 따르면 남중국해의 80% 이상이 중국에 포함된다. 반면 베트남과 필리핀은 이 해역이 자국 어민들의 전통적인 조업 지역이라며 반발했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인공섬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이 지역의 긴장은 급격히 고조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 7월 인공섬 7개의 건설을 마치고 현재는 수비환초 등에서 비행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인공섬을 군사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주변국들은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절반, 원유수송량의 60%가량이 거쳐가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에서도 “미국은 항행의 자유와 통상 흐름의 자유라는 기본 원칙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도 대국굴기를 완수하기 위해 해상 통로로서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는 이곳의 해상 통제권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미 해군이 연안국의 평화와 질서, 안전을 해치지 않는 한 타국의 영해를 통행할 국제법상 권리인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을 활용해 인공섬 12해리에 진입했기 때문에 중국도 쉽사리 군사조치는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해군도 이 권리를 활용해 지난달 초 미국 알래스카의 12해리 내인 알류샨열도 근처에 자국 군함을 항해시킨 바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작전과 관련, “(미국과) 긴밀하게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가장 큰 대립각을 세운 필리핀의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해역을 미 군함이 지나간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미 군함 파견을 환영했다.

김동진·유태영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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