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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국회 갔지만… 野 침묵시위에 얼굴 굳어져

입력 : 2015-10-27 18:21:07 수정 : 2015-10-27 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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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시정연설 안팎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취임 후 3번째 국회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오전 9시41분쯤 국회 본관에 도착했다. 이어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안내를 받아 티타임 장소인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웃는 표정으로 “제가 늦은 거 아니죠”라고 질문하는 여유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의장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5부 요인과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비공개로 10여분간 환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앞쪽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이재문 기자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교과서 태스크포스(TF)’ 구성 의혹에 대해 “정부가 교과서 TF를 만들고, 우리 의원들이 현장을 갔더니 ‘감금했다’고 하니 우리 당 의원들은 상당히 격앙이 돼 있는 상황이다. 걱정이 많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교육부에서 확실한 내용을 밝힌다고 들었다”고 언급했고 배석한 이병기 비서실장이 “네”라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과 함께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김 대표, 박 대통령, 원유철 원내대표,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야당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맞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날 본회의 불참을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원단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국정화 철회’, ‘대통령님, 국사(國史)보다 국사(國事)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정의당 의원들 뒤편을 통과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웃으며 국회에 들어섰던 박 대통령의 얼굴이 굳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도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새정치연합은 본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본회의장 의석 컴퓨터 모니터 뒷부분에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 등의 문구가 적힌 인쇄물을 붙이고 시위를 벌였다. 정 의장이 “우리가 삼권 분립의 나라로서 행정부나 사법부에 예(禮)를 요구하듯이 우리도 행정부나 사법부에 예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인쇄물 제거를 요구하고, 김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대책을 논의한 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야당에 인쇄물 제거를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인쇄물 시위에 대해 논의했지만 시위 방침을 고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를 방문해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야당의 시위로 예정보다 15분 늦게 본회의장 연단에 올랐다. 여당 의원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지만 야당 의원은 기립만 하고 가만 있었다. 박 대통령은 42분간 연설 동안 56차례의 박수를 받았지만 야당 의원은 단 한차례도 손뼉을 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의 ‘반쪽 박수’만 나온 셈이다. 연설 중에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미리 준비해온 역사교과서를 펼쳐 읽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퇴장할 때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한 반면, 야당 의원들 대다수는 기립하지 않고 앉은 채로 박 대통령의 퇴장을 기다렸다. 박 대통령은 퇴장하면서 좌우 통로 뒷줄에 있던 친박계 이장우 대변인에게 손을 뻗어 악수하며 애정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비박계 이재오 의원과도 손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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