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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학력 인플레… 양극화… 무엇이 대한민국을 병들게 했나

입력 : 2015-10-23 19:57:30 수정 : 2015-10-23 19: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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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진 등 공저/한울아카데미/3만4000원
압축성장의 고고학 -사회조사로 본 한국 사회의 변화 1965~2015/장덕진 등 공저/한울아카데미/3만4000원


한때 고도성장을 구가했던 한국이 지금 앓는 병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노령 인구는 계속 늘고 성장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젊은이 10명 중 8명은 대학을 나왔지만 좋은 일자리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지역사회에서 소통과 협력은 찾아보기 어렵고 이웃 사이에 끔찍한 범죄가 발생한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느냐”는 자탄의 소리가 들린다.

한국병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정치 상황이다. 좌우가 대립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현대사를 객관적으로 논하기도 어렵다. 특정 인물이나 정책을 평가할 때도 진영 논리에 따라 공이나 과만을 부각시킨다. 무엇을 기준으로 현대사를 돌아봐야 할까.

저자들은 숫자와 통계로 한국병을 진단한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펴낸 ‘압축성장의 고고학’은 대한민국이 병들게 된 원인과 과정을 짚는다. 한국병을 치료할 대안도 제시한다.

저출산과 함께 한국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교육에 대한 연구도 흥미롭다. 지나친 교육열에서 비롯된 고등교육 팽창은 온 국민의 열망 위에 이뤄졌다. 대학 졸업장이 뚜렷한 프리미엄을 가져다주는 외국과 달리 한국은 양극화를 초래했다. 이는 1995년 단행된 교육개혁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만나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한국 교육의 한계를 드러낸 것은 그때부터였다.

국가적 걱정거리가 된 고령화는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 고령화는 1960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경상북도 일부 지역에서 나타났다는 점이 확인된다. 고령화 추세는 1970년대 강원도와 충청도로 번져나갔고, 1980년대에는 특별시와 광역시, 신흥 공업지대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고령화사회가 됐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변화를 추적하다 보면 대부분 개인화와 연관돼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예컨대 반세기 동안 사회적 위험은 현저하게 커졌지만 그 위험을 감당하는 것은 오롯이 개인 몫이 됐다는 사실이다. 개인주의는 곧 사회 양극화의 지름길로 통한다. 저자들의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 책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좋은 자료다.

김신성 기자 ss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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