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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시대… 팀워크를 집어던져라

입력 : 2015-10-23 20:07:51 수정 : 2015-10-23 2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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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사고가 능률 높인다” 통념… 윈윈·소통 강조 유화적인 리더들
되레 구성원을 예스맨으로 전락시켜… 팀워크 잘못된 방향땐 회사 망칠 수도
토마스 바셰크 지음/장혜경 옮김/모멘텀/1만4000원
팀워크의 배신/토마스 바셰크 지음/장혜경 옮김/모멘텀/1만4000원


‘팀워크가 좋으면 성과도 좋을까. 윈윈, 브레인스토밍, 소통이 나와 조직을 망치는 것은 아닌가.’

역사를 이끈 인물들은 ‘삐딱이’ ‘엉뚱이’ ‘고집쟁이’였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만장일치라면 멈춰라. 이럴 때는 차라리 회의를 중단하는 것이 낫다”고 역설했다. 독일 저널리스트인 저자 토마스 바셰크는 ‘팀워크의 배신’에서 팀워크의 위험성과 최신 정보를 다양하게 풀이한다.

독일 저널리스트 토마스 바셰크는 ‘팀워크의 배신’에서 팀워크가 조직이나 회사를 망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모멘텀 제공
우선 대다수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팀워크의 실체를 고발한다. 팀워크 맹신자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개인과 조직을 망치는지 실례를 들면서 설명한다. 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친절을 배푸는 ‘유화주의자’들은 본능적으로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한다. 2000년을 전후해 감성 리더십이 돌풍을 일으켰다. 대니얼 골먼의 ‘감성지능’과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의 심리학’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유화적인 리더들은 조직원의 감정과 욕구를 파악해 해결해주는 것이 돈버는 지름길이라고 여겼다.

얼핏 그럴싸하다. 감성지수가 높은 리더는 자신의 이념과 목표, 의도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리더는 열정과 긍정적인 태도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구성원의 의욕을 북돋운다. 좋은 분위기, 긍정적 사고가 능률을 높인다는 통념 때문이다. 감성지능 리더십은 팀워크와 만장일치, 윈윈을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은 예스맨으로 길들여진다. 팀이 개인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구성원 중 한 명이 실수를 해도 다른 사람들이 정정할 수 있고, 각자가 알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결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그럴 듯하다. 하지만 팀은 생각처럼 효율적이지 않다. 예컨대 인간 뇌는 인식하는 모든 정보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복잡한 연관 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간단한 규칙, 이른바 휴리스틱스(heuristics)를 이용해 판단을 내린다. 만약 한두 사람이 팀에서 이런 식으로 주장하면 나머지도 같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튀지 않기 위해서다. 팀 분위기가 좋고 화기애애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커진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팀이 발전하려면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아야 한다. 누구도 중요한 정보를 숨기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전략적으로 행동하며 상사에게 야단맞을까 혹은 왕따당할까 전전긍긍하는 팀워크에서는 결코 좋은 결정이 나올 수 없다. 부정하고 싶지만 대부분 조직의 현실이 이렇다. 이른바 ‘집단지성’은 이런 현상의 결과물이다.

아직도 한국인은 개인의 존재 이유를 ‘회사’에서 찾는다. 이는 위계질서와 팀워크를 강조하는 한국 특유의 ‘명령과 복종의 문화’에 기인한다.

‘21세기는 개성과 창의성의 시대’라면서도 여전히 많은 조직은 팀워크를 강조한다. 팀워크가 좋을수록 성과가 좋다는 믿음이 강하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 사람, 모두가 찬성하는데 혼자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트러블메이커’나 ‘무개념 직원’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저자는 통념적인 팀워크를 집어치우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전세계를 무대로 엄청난 성과물을 내는 컴퓨터 천재 ‘너드’들의 성공 비결을 전한다. 분명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팀워크이다. 하지만 팀워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 기업들에서 이런 경우가 적지않았다. 저자는 스티브 워즈니악, 빌 게이츠 등의 사례를 들면서 최신 정보를 자세히 전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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