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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의 뼈·24개의 근육·32개의 관절로 설계된… 손에 숨은 ‘손의 과학’

입력 : 2015-10-23 20:17:59 수정 : 2015-10-23 2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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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쓴 손의 해부학적 구조와 잠재력·한계… 통증 완화·기형 교정 등 다양한 치료법도 소개
“손은 마음과 같아… 손 사용에 따라 삶 달라져”
E. F. 쇼 윌기스 지음/오공훈 옮김/정의철 감수/정한책방/1만7000원
손의 비밀/E. F. 쇼 윌기스 지음/오공훈 옮김/정의철 감수/정한책방/1만7000원


“환경에 손이 접촉할 때 삶이 발생한다.” 미국의 손외과 전문의 쇼 윌기스의 말이다. 영국의 비평가 콜린 윌슨은 “마음은 손과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다. 세상을 움켜쥘 뿐만 아니라 세상을 아예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사람의 연륜은 얼굴보다는 손 모양에 따른다는 말은 동서고금의 격언이다. 이렇게 중요한 손에 대해 우리는 그저 다치면 의사에 내맡기곤 해왔다.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커티스국립손센터’ 창립 멤버인 윌기스 박사는 신간 ‘손의 비밀’에서 손의 과학을 전한다. 얼굴에 들이는 정성의 절반만 손에 쏟는다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손 전문 병원을 만든 이유이다.

짐 애벗은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이 없었지만 왼손 하나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활약했다.
책에서는 27개의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로 설계된 손의 비밀이 친절한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저자는 손의 놀라운 해부학적 구조를 설명하고 손의 잠재력과 한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운동선수, 음악가, 가정주부, 사무직원, 학생, 의사 등은 손을 사용하는 패턴이 서로 다르다. 손의 사용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손상된 손이다. 손의 기능을 불완전하게 하는 선천적 원인들을 제시한다. 손은 태중에서 임신 5~8주 형성되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선천적 원인도 이 시기에 형성된다. 태아와 소아기에 손이 기형으로 변할 때 외과적인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다. 저자는 손의 과학을 이해하면 얼마든지 손의 젊음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손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기형을 교정하는 다양한 치료법도 소개한다. 예술인 등 전문인들이 손을 다쳤을 때 치료하는 법도 전문적인 용어를 동원해 알려준다. 손과 관련한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는 관절염이다. 늘 약물 치료를 하는데 이럴 땐 손 마사지나 자가 치료가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미국식 수화(American Sign Language)가 탄생한 것도 손의 과학에서 나왔다. 저자는 손이 청각장애인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탐구하면서 청각장애인끼리의 의사소통, 다른 장애인과의 대화법도 전한다.

당뇨병 또한 손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당뇨병을 혈당 수치를 체크하기만 하면 되는 성가신 질병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당뇨병은 몸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당뇨병은 현대에 급속히 확산되는 질병이다. 저자는 손을 제대로 다루면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말한다.

최근 스마트기기가 범람하면서 발생한 질병과 치료법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엄지손가락의 근육이 이상하게 발달하고, 신경이 자극되어 방아쇠증후군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손 전문가인 보라매병원 정의철 박사는 추천사에서 “손의 기본적 운동 원리인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손상된 손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하고 치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면서 “손이 회복되는 만큼 인간의 삶도 향상된다”고 강조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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