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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도 울린 최진철의 ‘족집게 용병술’

입력 : 2015-10-21 21:28:56 수정 : 2015-10-22 01: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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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칠레월드컵 1-0 승리… 16강 조기 확정 17세 이하(U-17)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 이승우(17·바르셀로나 B)가 전·후반 내내 특유의 개인기와 드리블 돌파로 상대 진영을 휘젓고 다녔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전광판 시계가 멎을 무렵 최진철(44) 감독은 교체카드를 꺼냈다. 최 감독은 상대의 거친 압박에 체력이 바닥난 이승우를 빼고 오세훈(16·울산현대고)을 투입했다. 오세훈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분. 오세훈이 그라운드를 밟은 지 1분여 흐른 시점, 중앙선 부근에서 박상혁(17·매탄고)이 최전방으로 강하게 공을 찼다. 기니의 수비수 맞고 튕겨나온 공은 유주안(17·매탄고)에게 흘렀다. 유주안은 공을 잡아 한 번 드리블한 뒤 왼쪽으로 달려가던 오세훈에게 찔러줬다. 오세훈은 망설임 없이 왼발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경기 내내 선방쇼를 펼치던 기니의 골키퍼 무사 카마라(17)가 양팔을 힘껏 뻗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골 세리머니가 끝나자마자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었다. 오세훈의 극적 ‘버저비터’ 골이 한국의 16강 진출을 알렸다.

오세훈(왼쪽)이 21일 칠레 라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FIFA 17세 이하 칠레 월드컵 기니와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골을 터트린 뒤 박상혁과 환호하고 있다.
라세레나=AFP연합뉴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21일 칠레 라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FIFA U-17 칠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를 1-0으로 이겼다. 18일 최강 브라질을 격파한 한국은 조별리그 2연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FIFA 주관대회(올림픽 포함)에 총 36회 출전한 한국 남자축구가 첫 두 경기를 연달아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경기 만에 2연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기록 역시 사상 최초다. 대회 때마다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조별리그 막판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마음 졸이던 모습을 완벽히 지워버렸다.

기니전은 최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이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전반까지 막상막하의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에 최 감독의 선수교체가 주효해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후반 7분 최 감독은 미드필더 장재원(17·울산현대고)을 빼고 수비수 김승우(17·보인고)를 집어넣었다. 후반 초반 기니에 다소 밀리던 한국 수비진은 이때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후반 31분 측면을 맡던 김진야(17·인천대건고) 대신 이상헌(17·울산현대고)이 들어가면서 공격 전개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이상헌은 브라질전에서도 투입 1분 만에 장재원의 결승골을 도운 주인공이다. 최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은 결국 오세훈의 결승골로 빛을 발했다.

최 감독은 “경기 흐름상 전방에서 체력이 저하된 이승우를 교체해 줄 필요가 있었다”면서 “전방에서 싸우며 제공권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교체 투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지금까지 수비와 역습을 잘해 왔다. 선수들이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승골의 주인공 오세훈은 지난해 8월 추계중등연맹전에서 7경기에서 7골을 터트려 득점왕을 차지한 ‘준비된 조커’다. 그는 “골을 넣은 상황은 기억이 잘 안 난다. 믿기지 않고 실감도 나지 않는다”며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남은 경기에서도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6강을 조기에 확정한 한국은 24일 오전 5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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