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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출귀는 원숭이", "빈약한 가슴 추석에 수술해야"… 악성 성형광고 기승

입력 : 2015-09-27 13:34:03 수정 : 2015-09-27 13: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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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경우 넓은 이마는 자칫 남성적으로 보일 수 있어…모발 이식, 헤어라인 제모를 통해 이마라인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돌출귀는 전체적으로 어색해 보이며 심지어는 원숭이 같이 보인다는 경우도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빈약한 가슴은 여성의 자신감을 저하시켜…추석연휴 기간이 수술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성 성형광고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포털사이트에서 ‘성형’을 키워드로 검색된 인터넷 기사 중 병원 명칭이 게재되는 등 광고목적 게시물 282건이 일반 기사형태로 작성돼 공급됐다고 27일 밝혔다.

민우회 조사결과, 해당 광고 기사들은 본문에 병원 명칭과 주소, 찾아가는 길을 안내하는가 하면, 해당 병원의 특정 수술법을 ‘안전하고 부작용 적은 OO시술법’으로 표현하는 등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홍보하거나 효과를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골적으로 할인이벤트의 기간과 가격 정보를 밝히기도 했다.

현행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의료광고 심의규정은 신문·잡지·기타간행물 및 인터넷신문 등에 기사나 전문가의 의견형태로 표현되는 광고는 할 수 없으며, 기사 중 의료인의 자문 등을 받았음을 표시할 때에는 자문 의료인의 전문과목 및 성명만을 표시하고 소속 의료기관은 표시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순수한 전문가 의견이 아니라 의료기관 명칭과 홈페이지 주소, 약도, 전화번호 등을 게재하면 현행 의료법에 따라 ‘비의료인의 의료광고’에 해당한다.

또한, 기사 중에는 노골적인 외모차별과 나이차별, 성차별 등 우리 사회에 해악적인 영향을 주는 메시지가 상당했다.

민우회는 사례로 ‘과거 툭 치면 쓰러질 듯한 가녀린 몸매가 뭇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혔지만 최근엔 볼륨감 넘치는 가슴과 탱탱한 애플힙을 기본으로’(줄기세포 가슴성형 광고), ‘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 얼굴이 자기관리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어 중년층은 물론 젊은 연령대에서도 리프팅을’(리프팅 광고), ‘추석 연휴 기간이 수술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연휴를 앞두고 가슴 성형에 대한 문의가 급격히 늘어나는 분위기다.’(가슴성형 광고) 등을 꼽았다.

또 청년층의 실업난을 악용한 광고도 나왔다. ‘상반기 공채 평균 최종합격률은 전체 17%로 최종면접의 관문을 통과한 비율이 높지 않았다. 면접관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다면 코성형을 고려해볼 만한데…’(코성형 광고) 등이다.

민우회 측은 “성형 관련 대다수 광고성 기사는 홍보 목적으로 ‘OO 시술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OO형 얼굴/몸매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을 아무런 근거 없이 제시하면서 성형 수술 및 시술이 ‘누구나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가벼운 일’, ‘뒤쳐지지 않으려면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풍만한 가슴이 여성 자신감의 상징’이라거나 ‘질 성형’을 ‘혼수품’이라고 칭하는 등 주관적이고 성차별적인 단어도 난무하고 있다”며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수술을 부추겨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분야는 전문가와 일반인의 정보 격차가 크고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광고 심의규정은 국민 건강권을 위해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우회는 해당 광고성 기사 282건에 등장하는 병원 명칭과 기사 제목, 기자명, 언론사 등을 취합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제출하고 관련 대책을 요구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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