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주춤
S&P는 지난 16일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 회생 및 디플레이션 종식 전략이 향후 2∼3년간 국채 신용도 약세를 되돌리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본의 8월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아베노믹스 3년의 결과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며 비판적 목소리를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양적완화·재정확대·구조개혁을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가 목표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이하연 연구원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을 비롯한 신으로 신흥국이 불안한 것도 아베노믹스 성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일본 관심 가져볼 만
아베노믹스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도 적어도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과 엔저로 기업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 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엔저가 이어지고 수출과 기업실적도 나아졌다.
주식시장 사정도 나아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를 시작한 2013년 4월 1만3860.86 이였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8일 기준 1만8070.21을 나타냈다. 약 2년5개월 동안30.4% 상승한 것이다.
최근 아베 총리 재집권으로 경제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어서 지속적인 증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미즈 유 스팍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일본공적연금(GPIF) 주식투자 확대, 개인투자 세금혜택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시행 등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GPIF를 따라 다른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를 늘릴 것이며, NISA 투자액은 올해 1062조엔에서 2019년 2922조엔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내부에서는 아베노믹스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며 “올림픽을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가 집중될 2016∼2018년까지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2018년 집권이 마무리되는 아베 정권이 이를 연장하기 위해 추가 부양정책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작하면 엔저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글로벌 저성장기에 당분간 일본이 안정적인 투자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