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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70%가 의대·이공대로… '명문대 관문' 현실로

입력 : 2015-09-15 20:43:04 수정 : 2015-09-15 22: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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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30%만 어문계 진학…‘명문대 입시 관문’ 비판 현실로… 일부 의대·약대 준비반 꾸리고 인문계 불구 이과 수업 편성도… 과학고는 전공 연관 진학 94% 외국어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 10명 중 7명가량이 어문계열이 아닌 다른 전공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어학영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 계열의 특수목적고등학교’라는 외국어고의 설립 취지가 변질됐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외고 졸업생(3만8741명)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2만8677명이었고, 이 가운데 31.3%인 8977명만이 어문계열 전공을 선택했다.

반면 인문사회계열을 선택한 학생은 절반 정도인 50.2%(1만4385명)였다. 나머지는 이공계열 7.6%(2168명), 의약계열 1.7%(491명), 기타계열 4.8%(1365명), 해외유학 4.5%(1291명)의 순이었다. 2015학년도 신입생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외고를 졸업한 진학자 5030명 중 33%인 1660명만이 어문계열을 택했다.

지난 5년간 어문계열 진학률을 학교별로 살펴보면 청주외고가 80.9%로 가장 높았고 명덕외고가 53.1%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외고들은 어문계열 진학률이 5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충남외고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어문계열 진학률이 7%에 그쳤다. 고양외고와 경남외고도 13.2%와 13.5%로 낮았다.

그동안 외고가 어학영재 양성이라는 당초의 설립 취지와 달리 의대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일부 외고에서는 의대준비반, 약대 진학을 위한 이과반 등을 만드는가 하면 정규 교육과정에 자연계에서 배우는 수학∥ 등을 편성한 것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교육부는 외고의 이 같은 ‘궤도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해 ‘외국어고 운영평가 지표’를 마련했고 ‘설립 목적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항목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5점 만점(전체 100점 만점)인 이 항목에서 학교가 의대준비반 및 이과반을 개설·운영해 최하점인 ‘미흡’을 받더라도 5점 만점에 2점을 받게 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외고 학생들의 의대 등 이과계열 진학에 대해 평가하는 항목도 빠져 외고 봐주기 논란도 일었다.

유 의원은 “외고 등의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특목고가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고와 과학영재고의 경우 전공과 연관된 진학률이 높았다. 2011∼2015학년도 5년간 과학고 졸업자는 전체 6844명이었고, 이 가운데 이공계 진학자는 6432명으로 94.4%에 달했다. 의약계열 진학률은 2.5% 정도였다. 영재고 역시 같은 기간 대학에 진학한 학생 1768명 중 90.7%에 해당하는 1604명이 이공계로 진학했다. 그러나 서울과학고의 경우 의약계열 진학률이 20.5%로 높았다. 서울과학고를 제외한 나머지 영재고의 의약계열 진학률은 2.9%였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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