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26일 소공동 본점 5층에 '클럽모나코 맨즈샵'을 개장했다. 32㎡(40평) 규모의 이 매장은 특이하게 패션 브랜드 '클럽모나코'와 유명 바버샵 '헤아(HERR)'가 합쳐진 공간으로, 국내외를 통틀어 패션 매장 안에 직접 이발소가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이 매장의 기획 배경에 대해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남성 고객들이 즐기며 백화점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예상과 의도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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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5층 남성패션매장 `클럽모나코 맨즈샵`에 들어선 바버샵(이발소) `헤아` |
이는 바버샵을 찾지 않는 남성 고객 1명의 평균 구매액(32만원)보다 30%나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이발·면도로 외모를 단장한 고객이 더 오래 매장에 머물며 더 많은, 또는 더 비싼 옷을 골라 샀다는 얘기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바버샵을 이용하면서 백화점 체류 시간이 늘어난데다, 바버샵에서 바뀐 스타일에 어울리는 코디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마케팅 활동이 매출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클럽모나코 맨즈샵 자체 매출 증가율(작년동기대비)도 바버샵이 들어오기 전(1~6월) 2.7%에서 바버샵이 개점한 후(7~8월) 7.5%로 4.8%포인트(P)나 뚜렷하게 높아졌다.
바버샵을 찾는 손님도 평일 평균 3~4명, 주말 하루 7명 정도로 예약이 필요한 거의 '만석' 상태이다. 비버샵의 누적 고객 수도 두 달여만에 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7월 27일 역시 본점 5층에 문을 연 '맨즈아지트(Men's AGIT)' 편집 매장도 남성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 매장은 카메라·드론 등 남성들의 취미 상품을 모아놓은 곳으로, 특히 가장 반응이 뜨거운 상품은 하이엔드(고성능) 카메라의 대표 브랜드 '라이카'와 '핫셀블라드'이다.
예를 들어 이달부터 판매에 들어간 299만원(입점기념 28% 할인)짜리 '라이카T 모델+섬마이크론T 23mm 렌즈'는 13일 현재까지 무려 20세트가 넘게 팔렸다.
또 개점 이후 한 달여 만에 프리미엄급 드론과 피규어 등 한정 제품 30개도 모두 매진됐다.
이처럼 백화점이 '남성 전문 매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반적 불황 속에서도 남성 고객의 비중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방문객 가운데 남성 비중은 2009년 25%에서 2014년 28%로 3%P 커졌고, 올해 상반기의 경우 28.5%로 6개월만에 0.5%P 정도 더 불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박병기 플로어(Floor)장은 "남성들이 보다 편하게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남성들만의 특화 공간을 계속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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