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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대 올 것인가… 시험대 놓인 시진핑

입력 : 2015-09-12 00:00:00 수정 : 2015-09-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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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노동력과 수출 드라이브… 덩샤오핑 경제공식은 수명 다해
이제 중국은 새 경제 모델 절실, 정치 문제와 직결… 개혁 불가피
시진핑 어떻게 체제 이끌 것인가
조너선 펜비 지음/신해경 옮김/아마존의나비/1만3000원
버블 차이나/조너선 펜비 지음/신해경 옮김/아마존의나비/1만3000원


중국의 세기가 올 것인가. 2013년 3월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이 된 이후 2022년까지 집권하면서 이 질문은 갈수록 주목받을 것이다.

미국 현직 언론인이 쓴 이 책은 지금 중국의 현실을 짚어본다는 의미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시진핑은 향후 몇 년간 큰 시험대에 놓일 것이다.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의 경제 공식들은 이제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값싼 노동력과 자본,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가 덩샤오핑 방식이었다. 지금 중국은 그 어느 조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임금은 몇 배나 올랐고 부동산과 은행금리 등도 수십 배나 뛰었다. 수출 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미국,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여전하다.

현 시점에서 중국에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절실하다. 새 경제 모델은 경제 문제인 동시에 정치 문제다. 이는 필연적으로 개혁을 수반한다. 그러나 지금 시진핑 체제는 개혁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정치 분야에 이르면 완고해진다. 공산당은 경제 개혁으로 나라가 요동치도록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펼쳐진 사상 최대 규모의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이 점이 2010년대 후반으로 가는 중국 체제의 약점이다.

지금 체제는 스스로 개혁이 극도로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8000만 당원을 거느린 공산당은 어느 정치조직과도 달리 일사불란하게 중앙당의 지시를 이행한다. 어떤 관찰자은 이를 보고 감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체제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60여년간 구축된 기득권층은 이익을 강화하면서 중국이 필요로 하는 변화를 가로막을 것이다. 이런 부동 상태가 오래 갈수록 개혁은 더욱 어려워진다. 청대의 방식이 신뢰를 잃어 마오쩌둥식 모험주의가 성공했고, 마오쩌둥에 염증을 느꼈기에 덩샤오핑의 경제혁명은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어떤 식으로 가야 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예컨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노래를 부른 소녀가 실제로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입만 벙긋거린 것도 사실이다. 그 노래의 진짜 주인공이 그다지 예쁘지 않다고 해서 대리를 세운 결과이다. 각각의 소수민족들을 대표하여 행진한 56명의 아이들은 알록달록 소수민족 의상으로 변장했을 뿐 모두 한족이었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데이터는 번번이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록 사소한 것일지 모르지만 이런 행태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저자는 “한국이 거쳤던 것과 같은 체제의 정치적 자유화가 없다면 중국은 옴짝달싹 못하고 정체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지만 중국이 무너지거나 내부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사회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한국이 성공 사례를 보여주었다“면서 “중국은 개인의 자유와 정치 없이 방정식의 경제 부분만 풀려고 한다. 만약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새 모델이 세워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중국은 스스로의 모순에 갇혀 엄청난 경제적 능력에도 21세기 중국의 세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분히 서구 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중국을 분석한 것이지만 눈여겨볼 대목도 많다. 한국의 개혁과 중국의 향후 개혁은 성격이나 규모에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에서 정치개혁을 바라는 학자들이나 지성인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공산당 정권의 붕괴는 원치 않고 있다. 청대나 마오시대의 삶에 비하면 지금이 낫다는 여론도 아직 우세한 편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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