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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가위바위보의 순환고리… 게임의 룰 바꾸다

입력 : 2015-08-21 22:50:46 수정 : 2015-08-21 22: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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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지음/마로니에북스/1만5000원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이어령 지음/마로니에북스/1만5000원

‘21세기엔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승패 게임에서 공존 게임으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씨가 누구에게도 이기지 않으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동양 고유의 ‘순환형 문명론’을 풀어놓았다.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벌이는 지금의 ‘제로섬’ 경쟁을 비판한다. 그는 모두가 이기는 공존 게임으로 룰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파괴와 증오의 시대인 20세기는 갔다고 한다. 21세기는 서로 물고 물리는 상생, 순환의 시대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논리와 비슷하다. 아탈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 통합국가가 탄생할 경우 중국과 일본이 그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때의 수도는 서울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분석도 비슷하다. 205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을 100으로 할 때 한국은 105에 이르고 일본은 58로 후퇴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5년 뒤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서 2010년 인간개발지수(HDI) 조사에서 일본은 전년보다 한 단계 떨어진 10위, 한국은 14단계 오른 11위였다. 중국은 18위에 머물렀다.

저자는 한국의 등장으로 중국, 일본의 이항 대립구조가 가위바위보의 삼항 순환구조로 바뀌게 된다고 강조한다. 서로 물고 물리는 가위바위보의 게임에서는 누구도 절대강자가 될 수 없다. 이는 지금의 무역구조와도 같다. 한국은 중국에서, 중국은 일본에서, 일본은 한국에서 각자 흑자를 내고 있다. 상생의 순환 모델 같은 것이다. 독식은 없다. 앞으로는 G2(주요 2개국) 중 하나인 중국, G7(주요 7개국)에 속하는 일본, G20(주요 20개국)인 한국처럼 피라미드 구조의 아시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주먹과 보자기만 있는 이항대립의 동전 던지기 같은 서구식 게임으로는 과거의 중화주의, 대동아주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면서 “반은 열리고 반은 닫힌 가위가 있기에 비로소 주먹과 보자기는 양국의 문명 대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대국주의 중국(보자기)과 경제대국 일본(주먹)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의 존재는 가위”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바위는 가위를 이기지만 가위는 보자기를 이긴다. 보자기는 주먹을 이김으로써 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이에 따라 순환의 한·중·일 관계가 새 문명을 열 것”이라고 풀이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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