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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발병으로 휴가철 해외여행 시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쓰고 메르스 감염 주의 안내판 앞을 지나가는 모습.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 해외유입질병 발병 지역은 아시아(85%)가 가장 많고 아프리카(11%), 기타(4%) 순이었다. 아시아는 한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외여행지인 데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각종 감염병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해외유입 질병은 뎅기열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병으로 고열과 피부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 모기는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유행지역에 다녀온 뒤 발병하는 경우가 최근 몇 년 사이 매년 보고되고 있으며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감염된다.
말라리아도 외국에서 흔히 감염되는 병이다. 말라리아 원충은 얼룩날개 모기류에 속하는 암컷 모기에 의해서 전파된다. 감염된 모기에게 물린 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기는 약 14일이지만, 때에 따라 1년까지 잠복할 수도 있다. 발병 후 오한기·발열기·발한기의 전형적인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며 저혈압, 뇌성혼수, 간질성 폐렴, 심근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말라리아 유행지역은 아시아, 중앙·남아메리카, 지중해 연안지역, 아프리카, 인도 등지로 넓게 퍼져 있다.
A형간염과 장티푸스 콜레라는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주로 위생관리가 좋지 않은 전 세계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병된다.
지난해 세계에서 홍역이 유행하면서 한국 여행객들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홍역 확진 환자는 2013년보다 4배가량 증가한 442명이었는데 이 중 해외유입 홍역이 428명(96%)이었다. 한국인 발병 사례는 없지만 지난해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가 발병한 파키스탄 등지와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예방접종, 살충제·손세정제 등 철저한 준비
일반적으로 업무나 관광을 위해 아프리카를 제외한 국가의 도시(또는 전문휴양지)를 1주 이내 방문할 때에는 백신의 투여나 화학예방요법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http://travelinfo.cdc.go.kr)에서 방문국의 감염병 발생 상황을 알아보고 필요한 예방접종과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감염병 발병국에서는 국제규약에 따라 필수 예방접종을 요구하기도 한다. 카메룬, 부룬디 등 국가에서는 황열 예방접종을 필수로 규정하고 있다. 예방접종은 출국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하기에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 위생상태가 열악한 지역을 방문할 때 콜레라, A형간염 등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을 반드시 하고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한다.
하지만 백신 투여보다 안전한 것은 현지에서 감염원을 알고 접촉을 피하는 일이다. 덜 익었거나 오염된 음식과 물을 먹지 말고, 음식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비누로 손을 씻을 수 없는 때를 대비해 60% 이상 알코올을 포함하는 겔타입 손세정제를 가져가도록 한다. 뎅기열과 말라리아, 황열 등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곤충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0∼50% DEET를 사용한 곤충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에서는 긴팔옷, 긴바지, 모자를 착용한다. 진통제와 해열제, 반창고, 살충제 등의 비상약은 기본적으로 챙긴다.
감염병은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발생할 수 있기에 잘 살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는 “귀국 2개월 이내 발생한 감염병은 해외여행과 관련된 질병일 수 있다”며 “발열, 설사, 구토, 황달 등이 생기면 의사에게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여행 중 동물에 물렸거나 개발도상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했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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