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7년 창설돼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29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개막한다. 올해 대회 총상금은 2675만파운드(약 468억원)로 책정됐고 남녀 단식 우승상금은 각각 188만파운드(약 33억원)다.
한동안 메이저 테니스 대회가 ‘남의 나라 잔치’였던 한국 팬들에게 이번 윔블던이 특별한 이유는 정현이 남자 단식 본선에 직행했기 때문.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출전은 2008년 8월 US오픈의 이형택(39) 이후 7년 만이다. 올해 급성장세를 보인 정현은 지난달 자신의 최고 세계랭킹을 69위까지 찍으면서 윔블던 단식 본선에 직행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세계랭킹은 78위로 다소 내려간 상태다.
정현에게 윔블던은 기분 좋은 추억이 있는 그야말로 ‘약속의 땅’이다. 2013년 주니어 남자단식에 출전해 준우승까지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니어 세계 랭킹 41위에 불과했던 정현은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메이저 대회 주니어 단식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비록 결승에 패하긴 했으나 자신의 잠재력을 입증하기엔 충분했다.
이제는 성인 무대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할 차례다. 정현의 1회전 상대는 피에르위그 에베르(151위·프랑스)다. 에베르는 올해 1월 세계랭킹 107위까지 기록한 것이 최고 순위다. 복식에서는 세계 랭킹 20위에 올라 있는 복식 위주의 선수다. 정현은 에베르와 올해 1월 호주오픈 단식 예선 1회전에서 한 번 만나 2-0(6-4 6-2)으로 승리한 바 있다. 정현이 에베르를 꺾고 2008년 프랑스오픈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한국 선수로서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거두면 2회전에선 버나드 토믹(26위·호주)과 얀레나르트 스트러프(112위·독일) 경기 승자를 상대한다. 정현이 만일 3회전까지 진출하면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남자 단식의 가장 큰 관심사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의 우승 여부다. 피트 샘프러스(미국·은퇴)와 함께 윔블던에서 7번 정상을 차지해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윔블던 역대 우승 횟수 단독 1위로 올라선다. 여자단식에서는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가 두 번째 ‘세리나 슬램’을 달성하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US오픈부터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을 연달아 제패했다. 올해 윔블던까지 우승하면 메이저 4개 대회를 연달아 휩쓸게 된다. 윌리엄스는 2002년 프랑스오픈부터 2003년 호주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4개를 내리 석권한 바 있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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