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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발 없는 中 택배 배달원…"난 장애를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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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6-26 10:47:24 수정 : 2015-06-26 13: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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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처음에는 불만이 많았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태어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불평만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내가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국 광둥(廣東) 성 양시(陽西) 현에 사는 장 리후이(60)는 이 마을을 담당한 택배 배달원이다. 그는 매일 오전 9시에 차를 타고, 약 50km 떨어진 안후이(安徽) 성 지시(績溪) 현에 가서 소포를 받아온다.

여기까지 보면 60대 남성의 평범한 일상이라 생각하겠지만 그에게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장씨는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가 없었다. 즉, 무릎으로 땅을 디뎌야 했다. 그는 자동차 타이어로 만들어진 특수 신발을 무릎에 덧대고 다닌다. 그의 배달차량에는 운전 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나무 발판도 설치됐다.


그럼에도 장씨는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무릎만으로 차에 오르내리고, 계단을 올라야 하며, 발이 없는 탓에 물건 무게를 견디기 힘들지만 그는 모든 걸 참아냈다. 장씨는 오로지 타이어 신발 하나에 의지해 직접 마을 사람들의 문 앞까지 물건을 배달한다. 이곳은 4200여가구가 살고 있다.

장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내 몸뚱이에 불만이 많았다”며 “하늘은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평만 한다고 내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었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장애물을 뛰어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장씨가 택배업을 시작한 지는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전에 그는 신발 수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추천을 받아 택배로 직종을 옮겼고, 비록 넉넉하지 않은 수입이지만 많은 이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장씨는 자기 판단이 옳다고 믿고 있다.

장씨는 최근 양시 현 총괄 담당자로 승진했다. 입사 3년 만에 불굴의 의지와 타의 모범이 되는 태도를 회사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마을 주민들도 그의 진실한 태도와 긍정적인 마음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장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주민에게 물건을 건넨 장씨의 ‘무릎걸음’은 가볍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벗어던지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장씨는 내일도 모레도 늘 지금처럼 즐겁게 살아갈 것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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