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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여친아니면 염색금지"…검게 물든 엘살바도르

입력 : 2015-06-23 13:35:48 수정 : 2015-06-23 13: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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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이 나라를 정복한 꼴이다. 조직원 여자친구가 아니면 염색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에 여성들이 머리를 검게 물들이고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남미 엘살바도르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이다.

옷도 문제다. 노란 옷이나 빨간 옷도 입으면 안 된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현지의 한 미용사는 “노란 옷을 입은 여성이 버스에서 조폭의 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외신들에 따르면 소문이 사실이라는 근거는 없다. 조폭들조차 자신들을 둘러싼 헛소문이 떠돌자 직접 ‘옷이나 머리 색과 관련한 지령을 내린 적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성들이 ‘조폭의 말’이라는 이야기에 벌벌 떠는 건 지난 1월, 정부와 조폭 간의 휴전 협정이 깨진 이유가 가장 크다. 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폭이 여기저기서 기승을 부리자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일단 피하고 보자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지난달에만 630여명이 살인사건에 희생됐다. 전체 인구가 600여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만명 중에 1명이 살해된 셈이다.

지난 21일에는 산살바도르의 버스터미널을 지키던 군인 2명이 조폭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목숨을 잃었다. 공포에 질린 상인들은 해가 지면 일제히 가게문을 닫는다. 경찰들은 조폭들이 수류탄을 던지지 못하도록 건물 셔터를 내렸으며, 귀가 중 봉변당할까 두려워 지구대에서 밤을 보낸다.

과거 조폭과의 휴전협정에 참여했던 군 관계자는 휴전 동안 오히려 조폭이 세대교체를 했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늙은 (조폭) 지도부를 젊은 지도부가 메웠다”며 “젊은 조폭들은 명성을 쌓기 위해 더 날뛴다”고 주장했다.

엘살바도르 경찰청 하워드 코토 경찰 차장은 “빈곤과 취업난 등 근본적인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치안 공백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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