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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시선으로 바라본 구한말 조선 “새롭다”

입력 : 2015-06-13 01:34:21 수정 : 2015-06-13 01: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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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지음/비룡소/1만1000원

굿바이 조선/김소연 지음/비룡소/1만1000원


“우연치 않게 뛰어든 방문객의 눈을 통해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 안에 뒤덮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의 어그러진 안경을 벗어 보고자 한다.”(‘작가의 말’에서)

1905년 구한말 격동기, 풍전등화에 놓였던 당시 조선을 타자의 새로운 시선으로 묘사했다. 청소년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코레야’를 탐사하는 러시아인의 시점에서 우리 역사를 펼쳐놓은,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는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창작 부문 대상을 받은 ‘명혜’를 시작으로 ‘꽃신’ 등 깊이 있는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 왔다.

‘굿바이 조선’은 ‘야만의 거리’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 역사소설이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밑거름으로 삼은 작가의 역량과 역사에 대한 숙성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흥미진진한 탐방길을 따라 이어지는 풍성한 이야깃거리는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주체적이고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제시한다.

조국 러시아의 비극을 품에 안은 귀족 출신 소령 알렉세이 슈마로코프는 현실도피의 한 방법으로 이름도 발음도 낯선 코레야 탐사길에 오른다.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키센스키 중사와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이 합류하고, 조랑말을 구하는 과정에서 가마실의 당찬 소년 근석까지 말몰이꾼으로 동참하게 된다.

그저 도피처로만 삼았던 코레야는 어느 순간부터 알렉세이에게 변화무쌍한 신세계를 보여 준다. 여정이 깊어질수록 탐사대는 나라와 함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들끓었던 민중들과 만나게 되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책 속의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말맛이 느껴지는 생생한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문득 새롭게 보이는 조선을 향해 ‘굿바이’를 외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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