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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거장 27인 삶과 철학 통해본 근대 역사학

입력 : 2015-06-13 01:33:06 수정 : 2015-06-13 01: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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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 라파엘 엮음/이병철 옮김/한길사/2만3000원
역사학의 거장들 역사를 말하다/루츠 라파엘 엮음/이병철 옮김/한길사/2만3000원


“당신이 태어나기 이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른다면, 당신은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을 것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말이다. 그의 조언처럼 역사는 개인과 사회가 성숙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과거의 공과를 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단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달달 외워서는 곤란하다. 역사학이란 역사가와 그가 속한 사회의 관점이 깊숙이 개입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역사학의 거장들 역사를 말하다’는 27명 역사학 거장들의 삶과 철학을 통해 미묘한 역사학에 대해 개괄하는 책이다. ‘특정 연대나 지역을 넘어 현재에도 학문적 탁월성을 인정받는가’, ‘후세대 역사가들에게 중요한 자극을 줬는가’, ‘역사적 대상과 문제를 모범적 방식으로 제시한 저작이 있는가’, ‘새로운 방법론과 개념을 고안했는가’ 등 네 가지 기준으로 거장을 선정한 후 전문연구자들이 이들의 생애·저술·영향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수록된 학자들의 명단은 역사학의 올스타들이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통해 근대적 역사서술을 개척한 에드워드 기번, ‘근대 역사학의 창시자’ 레오폴트 랑케를 비롯해 마르크 블로크, 페르낭 브로델, 에릭 홉스봄, 미셸 푸코 등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대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전통적 의미의 역사가는 아니지만 역사학 전반에 폭넓은 자극을 준 막스 베버, 카를 마르크스 등도 만날 수 있다.

27명의 거장을 선정하고 책을 엮은 이는 독일의 저명한 역사학자 루츠 라파엘. 그는 책의 서문에서 “역사가들의 삶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가 기록한 이야기이며, 그들의 연구로 축적된 역사학은 그 시대의 문제의식이 정리된 담론”이라고 정의한다. 근대역사학의 흐름을 좌우해온 거장들의 삶과 철학을 통해 18세기 이후 역사적 담론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책의 목적이다.

책을 통해 역사학의 ‘현재’도 알아볼 수 있다. 책에서 소개된 거장들은 21세기 초 역사학의 개념, 이론, 방법론 등에서 본보기가 되는 학자들로 후대 역사가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 역사계의 주류를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쓰여지는 역사가 어떤 관점에서 생성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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