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 대회는 이브-LPGA챔피언십(1971∼1972년),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1994∼2009년),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2011∼2014년) 등 타이틀 스폰서에 따라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하지만 LPGA투어 사무국이 주최하는 이 대회에 ‘LPGA’라는 본명은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이 메이저 대회는 1998년 신인이던 박세리가 우승해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더구나 박인비는 올해 이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대회 명칭에 ‘LPGA’가 빠졌다. 그 자리에 다소 황당하게도 남자 대회만 운영하는 ‘PGA’가 들어갔다. 어찌된 일일까. 이는 LPGA투어 사무국이 백방으로 뛰었음에도 스폰서를 못 구해 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골프 비즈니스의 공룡’인 PGA에 손을 내민 결과다. LPGA 메이저대회를 PGA가 운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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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헌 선임기자 |
이 같은 결정은 이재와 장삿속에 밝은 중국계 혈통을 이어받은 마이클 완(50) LPGA 커미셔너 덕분이다. 그의 용단에 불만과 반발보다는 환영 일색이다. 그는 어렸을 때 동네 골프장의 캐디로 골프와 인연을 맺은 뒤 골프와 하키 용품업체 CEO를 거쳤다. LPGA 부흥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완의 경영수완이 다시금 돋보이는 대목이다.
“우리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걸 내줘야 한다”는 그의 말 한마디는 많은 교훈을 담고 있다. 마이클 완의 결정은 결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마이클 완의 용단은 대회 수 부족으로 잔뜩 움츠러든 남자 골프투어를 비롯한 국내 스포츠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실리주의를 내세운 그의 결단과 용기를 본보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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