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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알짜배기 조합도 있다

입력 : 2015-06-08 06:02:31 수정 : 2015-06-08 06: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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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동네빵집 뭉쳐 ‘꿈’을 굽고
장애인들 출장세차로 편견 지우고
‘건강을 생각하는 빵’, ‘장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빵’, ‘내일을 꿈꾸는 빵’….

서울 서대문·은평구 11개 동네 빵집이 뭉친 ‘동네빵네협동조합’에서 만든 빵을 찾는 고객들의 반응이다. 반죽은 방부제나 화학첨가물 대신 천연효모를 넣어 숙성한다. 각 조합원의 개성 있는 빵이 매일 탄생한다. 여기에는 40∼50년 빵을 구워 온 노하우가 담겨 있다. 맛과 질이 뛰어나 매출이 급신장했다.

동네빵네협동조합은 2013년 6월 설립됐다. 당시 조합원들은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폐업을 고민하는 처지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양대 프랜차이즈 빵집 수만 파리바게뜨 3258개, 뚜레쥬르 1258개다. 조합원들은 빵 만드는 기계 노후화 등으로 프랜차이즈 빵집과 경쟁할 수가 없었다. 수천만원을 들여 낡은 시설을 교체할 여력조차 없던 이들에게 희망이 보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협동조합 활성화사업이었다. 

서울 서대문·은평구 11개 동네 빵집이 뭉친 ‘동네빵네협동조합’이 지난해 1월 은평구 신사동에 문을 연 공장에서 조합원과 제빵사들이 빵을 만들고 있다.
동네빵네협동조합 제공
신흥중(57) 깜뺘뉴 베이커리 사장은 ‘뭉치면 살 수 있다’며 20∼30년 지기인 빵집 사장들에게 협동조합 설립을 제안했다. 이들은 2000만원씩 출자하고, 공단에서 2억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융자 1억원을 더해 작년 1월 은평구 신사동에 건물을 빌려 공장을 열었다. 젊은 제빵사 10여명을 채용하고 천연효모 배양기와 오븐, 반죽기, 냉장 시설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천연효모로 1차 발효한 반죽인 ‘생지’를 만든다. 이를 11개 조합원 빵집이 구입해 원하는 빵을 손으로 빚는다. 매장마다 매출이 30∼40% 늘었다. 백화점의 요청으로 판매행사를 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수시로 신제품 개발과 포장재, 단가 등에 머리를 맞대며 ‘생존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장애인협동조합이 운영 중인 친환경세차장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장애인은 게으르고, 자기 맘대로 안 되면 버티기도 하는데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소셜벤처 경진대회 한 심사위원이 최명진(47·여)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에게 비수처럼 던진 이 질문은 협동조합 태동의 힘이 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장을 맡으며 각종 법적·제도적 차별과 맞서온 최 이사장은 장애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 취업의 어려움에 관해 고민했다.

최 이사장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과 협동조합을 설립해 아이들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2013년 1월 탄생한 것이 바로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이다. 조합의 첫 사업은 오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세차 서비스로, 공정이 단순해 장애인에게 맞았다. 그해 4월 출장세차 1호점에 이어 8월에 2호점을 오픈했다. 장애 청년 8명이 직업을 갖게 됐다. 출장세차 장소를 확인·예약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도 개발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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