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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정은, 야전군 지휘관 홀대… 성과 경쟁· 길들이기 의도?

입력 : 2015-06-01 06:00:00 수정 : 2015-06-01 18: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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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격식, 4군단장 당시 천안함 도발
이후 인민무력부장 승진 출세 가도
최근 김정은의 군부 통제 방식 중 하나는 야전 지휘관 홀대와 정치 군관 편애다. 야전 수뇌부들을 최전선에 배치해 전투준비와 군사도발로 충성심을 증명하게 하는 동시에 서열과 계급을 강등하는 채찍질로 절대복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한때 김정은이 발탁한 북한군 수뇌부는 최전방에 쫓겨와 와신상담한다는 공통점을 띠고 있다. 현영철·장정남 등 총참모장 또는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이들이 강등 이후 좌천된 곳이 5군단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보당국 관계자는 “전쟁 지휘 능력을 가진 장군들을 야전 군단장으로 보낸 것은 인민군 주력으로 남침선봉에 나서라는 의미이자 김정은의 권위를 과시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대남 군사공격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을 관할하는 4군단은 현재 중장(별 두개)이 지휘하고 있다. 북한군 전방 군단은 통상적으로 상장(별 셋)이 임명됐다. 그러나 리성국 4군단장의 경우 2013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중장(별 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과거 김격식이 대장 계급(당시 총참모장)을 달고 4군단장을 맡아 천안함·연평도 포격 도발을 성공시킨 뒤 인민무력부장으로 영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정은에게 제대로 대접을 못받게 된 이들 야전 군단장들은 절치부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LL 지역 리성국 중장이 지휘하는 4군단 지역의 전력증강은 예사롭지 않다. 함정과 해안포, 기계화부대 재배치와 같은 양적증강이 두드러진다. 군 당국은 4군단이 주도하는 훈련과 전투준비 방식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료는 “최근 야간 사격 훈련은 이례적”이라며 “단순한 시위용이 아니라 전시 상륙전과 해군 함정 격파 등 대남 공격을 염두에 둔 실전 대비 훈련”이라고 평가했다.

장정남의 5군단도 최근 장비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4 국방백서에 따르면 중부전선 지역 내 북한군 기갑 전력도 증강됐다. 주력 전차인 T-54, T-55를 천마호·선군호 전차로 교체했고, 기계화 전력의 증강·재배치 등을 통해 기동력과 타격력을 대폭 보강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에서 ‘인사 굴욕’을 당하는 야전 파트와는 달리 총정치국 등 정치파트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최근 대장으로 승진한 총정치국의 박영식 조직부국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총정치국장 역시 인민군 차수계급(큰별 하나)으로 총참모장 보다 서열이 높다. 성과를 냈다고 바로 상을 주지도 않는다. 3대 세습기에 정찰총국장을 맡아 김정은 체제 출범과 권력 공고화를 애쓴 김영철은 대장에서 상장으로 낮아진 채로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김정은은 황병서의 총정치국으로 하여금 군을 장악하게 했다”며 “정치 파트 군인을 우대함으로써 군부를 장악하고 야전은 지속적 성과와 충성심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서·김선영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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