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유라시아철도 '남북연결' 공감… 北 태도가 변수

입력 : 2015-05-27 19:05:30 수정 : 2015-05-27 22:57: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선언문’ 채택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지역 국제협력 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국제철도협력기구(OSJD)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유라시아 철도망 연계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시티에서 열린 ‘OSJD 사장단회의 및 제10차 국제철도물류회의’에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오른쪽)과 블라디미르 이바노비치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이 ‘서울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7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개최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서울 사장단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참석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된 선언문은 “OSJD가 주관하는 대륙횡단철도 노선과 TKR의 연계에 대해 상호 관심을 가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남북철도를 포함한 전체 유라시아 지역 내 철도와 정부, 운영자 등 관계자 간 긴밀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실상 한국과 OSJD가 부산에서 출발하여 북한을 관통해 러시아, 중국, 유럽 등지로 이어지는 철도노선 연결에 합의했다는 뜻이다.

OSJD는 동유럽-아시아 국가 간 철도운송을 위해 1956년 구소련 및 동유럽 국가 중심으로 창설된 협력기구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 28개 나라와 40개 철도회사가 가입했다. OSJD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한 우리의 대륙철도 운행구상 성사를 위해서 가입이 필수적인 조직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북한의 반대로 정회원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과 OSJD가 대륙철도 연결에 뜻을 같이해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는다. 북한의 동의와 협조가 그것이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서울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TKR의 대륙철도 연결에 적극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5·24조치 등 현재의 남북 간 군사·정치적 대치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의 정회원 가입을 논하는 다음달 몽골 OSJD 장관급회의에서 북한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OSJD는 회원국 만장일치제로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시스템이라, 여기서 북한이 반대하면 한국의 가입과 TKR의 대륙철도 연계 운행은 물 건너간다.

북한이 우리의 정회원 가입과 TKR의 대륙철도 연결에 찬성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남북 간 철도는 일제강점기 때 건설된 동일한 시스템인데다 2007년 시범운행을 한 경험도 있어 지금 당장에라도 합의만 되면 열차가 달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철도시설의 노후화 등으로 수송의 정시성, 안전성,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북한 철도 인프라를 현대화해야 하는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우리가 부담해야 할 몫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역내 국가들이 앞다퉈 관심을 보이는 대륙철도 연결에서 우리가 얼마나 주도권을 쥐느냐도 문제다. OSJD에서 가장 발언권이 센 러시아는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보다 2년 빠른 2011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라시아 연합구상’을 밝히고 카자흐스탄 등 몇몇 나라와 ‘공통경제공간’ 창설에 합의하는 등 동일 경제권 형성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시안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독일 뒤스부르크까지 이어지는 철도 노선,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발표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