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입각놓고 충돌'

입력 : 2015-05-21 18:04:25 수정 : 2015-05-21 18:04:25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난 2006년 1월2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4개 부처 개각을 단행할 때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당시 총리가 충돌한 것으로 드러났다 .

또 노 전 대통령은 차기 대권주자로 이해찬 전 총리보다 한명숙 전 총리를 선호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노 대통령의 필사'로 알려진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21일 펴낸 '바보, 산을 옮기다'(문학동네 출판)에 담겨져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일화를 비롯, 알려지지 않은 비화들울 책에 담았다.

◇"이총리, 그럴거면 그만두세요"

이 책에 따르면 노 대통령과 이 총리의 충돌은 같은 해 1월4일 청와대 대통령 관저에서 벌어졌다.

당의 반발을 우려한 일부 참모들이 유 의원의 복지부장관 내정자 발표를 유보해달라고 건의했고 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2일 개각 명단에는 유 장관을 포함시키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틀 뒤인 이날 노 대통령은 당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자 유 장관 내정 발표 강행을 지시했다.

이 소식을 듣고 와대 관저를 찾아온 이 총리는 유 의원의 입각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윤 전 대변인은 책에서 "대통령이 언성을 높였고, 총리도 언성을 높였고, 대통령과 총리 사이에 한동안 고성이 오고 갔고, 감정섞인 말들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당이 간섭할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목소리 톤을 높였고, 이 총리는 "감정적으로 그러지 마세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발끈해 "어째서 총리가 생각하는 것만 옳습니까? 누가 옳은지 모릅니다. 원칙대로 가는게 맞습니다. 발표 안하면 내가 직접 기자실에 갑니다"라고 말했고, 그래도 이 총리가 물러서지 않자 노 대통령은 "그럴거면 그만두세요!"는 말까지 내뱉었다.

노 대통령은 이 총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지만 때로는 긴장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2005년 6월초 "대통령 측근, 사조직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는 헤드라인의 이 총리 발언 기사에 대해 노 대통령은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고 김우식 비서실장의 보고 자리에서 이 총리 발언에 불쾌감도 표시했다고 이 책은 적었다.

그 무렵 열린우리당의 청와대 인적쇄신 목소리가 높아지자 노 대통령은 "당정청회의에서 청와대는 빠지도록 하라"고 지시, 이 총리와의 주례회동도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지시했다.

◇노무현·문재인, 유시민 "차기, 이해찬이냐·한명숙이냐" 토론

 2007년 5월 청와대관저에서는 노 대통령과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 유시민 복지부장관간에 차기 대선 주자를 둘러싼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찬이냐, 한명숙이냐?'가 문제였다. 두 전직 총리는 당내 경선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태였다.

문 실장이 "지지자들은 대체로 이해찬 총리쪽으로 가지 않을까요?"라며 물었고, 유 장관은 "이 총리쪽으로 몰아야지요"라고 잘라 말했다. 노 대통령은 조심스럽게 "나는 한총리가 어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은데…주례회동때 봤는데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고 한 전총리쪽 손을 들었다.

윤 전 대변인의 기술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앞서 그해 2월 퇴임을 앞둔 한 총리에게 대선 출마를 청했다. 특히 "우리 참모들중 누구라도 필요하면 불러다 쓰시라. 내가 결심해야 할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까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한 총리에게 밝혔다.

노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은 자신과 같은 스트라이커형이 아니라 성품이 좋은 사람, "단호하되 외유내강형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한 총리를 염두에 뒀다는게 윤 전 대변인의 기록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그해 5월 이해찬 전 총리로부터 당내 경선 출마 결심을 전해들은 뒤에는 참모들에게 "지금까지 한총리를 염두에 둔 이야기를 내가 불쑥불쑥 했는데, 다들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