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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불량·명치 통증 반복땐 담석증 의심해봐야

입력 : 2015-05-11 20:16:25 수정 : 2015-05-11 21: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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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원인·증상과 치료법
주부 박재희(52·서울 강남구 역삼동)씨는 몇 주 전부터 식후에 소화불량 증상으로 고생해 왔다. 명치 부위에 통증이 생겼다가 1시간 정도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지는 증상이 반복됐다. 두 달 전 내시경 검사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저 체한 것이라고 여긴 박씨는 병원에 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 통증이 심해지자 소화기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 후 담낭(쓸개)에 담석이 있어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라는 말에 크게 걱정했지만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통해 흉터 없이 담석을 제거한 후 이틀 만에 퇴원했다.


담석증은 담낭이나 담관(담도)에 돌이 생기는 병이다. 실제 돌은 아니며 담즙(쓸개즙)의 성분이 딱딱하게 굳어 덩어리가 된 것으로 담석이라고 부른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담석은 그 성분에 따라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다시 순수 콜레스테롤석과 혼합석으로 나누며, 색소성 담석은 흑색석 및 갈색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들어 박씨와 같은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10만2000명에서 2013년 13만명으로 증가했다.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으면 이 가운데 특정 성분이 뭉쳐져 돌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콜레스테롤 담석 환자가 많지 않았는데, 식생활이 고단백, 고지방, 고열량 식으로 바뀌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요즘 담낭담석의 60% 이상을 콜레스테롤 담석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담석은 무증상에서부터 복통, 황달, 발열, 메스꺼움, 구토까지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흔한 증상이 복통인데, 환자들은 보통 체했거나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담석증의 복통은 명치 부위에서 흔히 발생하고 30분∼1시간 지속되다가 갑자기 멀쩡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이 우측 늑골 하단 또는 오른쪽 어깨나 오른쪽 등 부위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담석증의 복통은 고지방 음식 섭취 후나 과식을 하고 난 후 잘 나타나는데, 주로 밤중이나 새벽에 발생한다. 자주 체하는데 위장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담석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비에비스나무병원 송대근 전문의는 “요즘은 20∼30대 젊은 여성도 담석이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아닌 다이어트가 주 원인인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20대 여성은 장기간에 걸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지방섭취가 극도로 제한돼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돼 담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너무 많이 먹어도, 너무 적게 먹어도 담석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담석증의 치료법은 담도담석이냐, 담낭담석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담도담석의 경우, 과거에는 개복 수술로 제거했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담석을 제거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 담낭담석은 증상이 없으면 그냥 두고 보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있으면 주로 수술로 치료한다. 담석통이 한 번 발생했다면, 또다시 통증이 찾아올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수술로 담석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담낭담석이 담낭관에 걸려 있는 경우에는 세균이 증식하고 담낭 벽에 염증이 생겨서 고름이 생기는데,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복막염으로 발전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이를 급성담낭염이라고 한다. 이때에는 담낭에 관을 삽입해 우선 고름을 짜내고, 체온이 내려가고 경과가 좋아진 후에 수술을 하게 된다. 만성담낭염이 있는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담낭염은 담낭의 염증이 오래되어서 담낭 벽이 두꺼워지고 때로는 담낭이 딱딱하게 만져지며 담낭의 기능이 소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만성담낭염이 있는 경우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소화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수술로 담낭을 제거해야 한다.

한 내원자가 소화기내과에서 담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있다.
담낭담석의 수술은 주로 개복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이 선택된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배꼽이나 명치 부위에 1㎝가량의 구멍을 3∼4개 뚫고, 그 안으로 배 안을 들여다보는 카메라인 복강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개복수술보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복강경 수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이 개발돼 흉터가 거의 없는 담석 제거가 가능해졌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배꼽 한 군데에만 작은 구멍을 뚫고, 이 구멍을 통해 카메라와 모든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것을 말한다. 송대근 전문의는 “배꼽 부위에 뚫는 하나의 절개창의 크기는 1.5∼2㎝에 불과하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로 담낭을 제거할 경우 절개창의 수가 적으므로 통증 또한 적고, 상처가 배꼽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으므로 미용적으로 우월하며 회복도 빠른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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