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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 성폭력에 프랑스 여기자들 뿔났다

입력 : 2015-05-06 11:10:53 수정 : 2015-05-06 11: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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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일 예쁜 기자가 누구냐?”(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프랑스 재무장관)

“나는 가슴 큰 여기자만 좋아한다.”(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 정치권의 뿌리 깊은 성희롱 문화에 여기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프랑스 정치부 여기자 40명이 4일(현지시간) 진보성향 매체 리베라시옹에 “이제는 음탕한 가부장주의를 끝내야 할 때”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들은 구체적 사례를 들며 프랑스 정치권의 만연한 성희롱 문화를 비판했다. 이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주변에 “나는 가슴 큰 기자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치인은 TV방송 기자에게 “거리의 여성 같다. 고객을 찾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들 기자는 많은 정치인들로부터 언어폭력만 당하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정보를 줄테니 술 한 잔 하자” “토요일 밤 저녁 어때”는 내용의 문자를 받는 게 다반사라고 했다.

이들 여기자 40명은 “우리는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잇단 성폭행 혐의로 대권 후보에서 탈락했을 때 프랑스 정가의 오랜 악습이 조금은 바뀔 줄 알았다”며 “하지만 바뀐 건 하나도 없다”고 성토했다. 스트로스칸은 2011년 여기자 트리스탄 배농(사진)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리베라시옹은 일부 여기자가 정치인들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 ‘섹스 어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1970년대 주간지 렉스프레스 초대 편집장을 지낸 프랑수아즈 지루(여)는 공공연하게 “여기자는 남성에 비해 정치인들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빼낼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문은 남성 정치인과 만날 때는 가급적 단 둘이서 만나지 말아야 하고, ‘튀(tu·친근한 사이에서 쓰는 2인칭 대명사)’ 대신 ‘부(vous·공식적인 관계에서 쓰는 2인칭 대명사)’를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여기자들 취재요령을 전하기도 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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