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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군대 가고 싶어요" 입시보다 힘든 '입대 전쟁'

입력 : 2015-05-02 13:51:26 수정 : 2015-05-02 14: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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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중인 육군 장병들(자료사진)

#1. 지방 소재 4년제 대학에 다니는 A씨는 군 입대만 생각하면 고민이 적지 않다. 작년에 친구와 동반입대를 신청했는데 떨어졌고, 현역병 본인선택에서도 친구만 합격했다. 입대하기 위해 휴학까지 한 A씨는 “부모님 눈치가 보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운전병 입대도 알아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 올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입학한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변에선 “대학 1~2학년 때 많이 입대하니 빨리 준비하라”고 권하지만 ‘입시 전쟁’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입대 방법도 잘 모른다. 입대를 위해 재수, 삼수까지 한다는 말을 들으면 눈앞이 캄캄하다.

“사회에서 할 거 없으면 군대나 가야지” 하던 시절은 지났다. 좁아지는 청년 취업문과 더불어 군 입대도 ‘좁은 문’이 된 지 오래다. 특히 매년 2∼5월은 대학 복학 시기와 맞물려 자원 입대자들이 몰리면서 입대를 위해 재수는 기본이고 삼수, 사수까지 하는 일도 빚어지는 형편이다.

주무부처인 병무청에는 “군대 가게 해주세요”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심지어 청탁까지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맞춤특기병과 같은 모집병 제도가 확대돼 군 입대 제도가 복잡해지면서 대학생 아들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입시 전쟁 못지 않은 입대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병무청에서는 “원하는 시기에 입대하려면 인생설계를 하듯 치밀하게 ‘입대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병무청 “읍소·청탁으론 조기 입대 불가”

1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입대한 대학생은 27만4292명이다. 이 가운데 1~2학년생은 20만4570명으로 전체 입영 대학생의 74.6%에 달한다.

취업·경제난 등으로 군 복무를 서둘러 마친 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려는 자원 입대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병무청 관계자는 “대학 복학 시기와 어학연수 등 취업준비를 고려해 군 입대를 서두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복학이 용이한 2~5월에 입대 희망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병무청이 접수한 ‘2015년도 현역병 입영 본인선택’에 따르면 2~5월의 육군 징집병 입대 경쟁률은 7.3대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군 입대를 위해 읍소를 하거나 청탁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군 입대 신청을 7번이나 했는데 번번이 떨어졌다’며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고 ‘휴학까지 했는데 입대 못하면 큰일난다’며 담당자에게 읍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각개전투 훈련중인 신병들(자료사진)


이러한 읍소에 대해 병무청측은 “사정은 딱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군 모집 정원은 병무청이 정하는게 아니라 각 군에서 면밀한 검토 끝에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임의로 입대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병무청은 “입대하겠다고 무작정 대학을 휴학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입영일자가 확정된 직후에 휴학을 해도 늦지 않다”며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 군 조기 입대 가능한 방법 3가지

병무청은 조기 입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재학생 입영원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모집병 제도 활용 등 3가지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재학생 입영원은 대학 재학 기간에 입대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며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연도 입영 희망 월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희망 인원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병무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복학 시기를 맞추기 위해 1~4월, 8~10월에 입대를 희망하고 있다”며 “원하는 시기에 입대하려면 최소 1년 전에 미리 재학생 입영원을 신청해야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제도는 입대 희망자가 입영일자를 선택하면 전산 추첨을 통해 최종 입영시기를 결정한다. 입대하는 부대는 입영일자 결정 과정에서 전산을 통해 자동으로 정해진다.

대학생은 물론 고졸 이하, 대학 졸업예정자도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고졸 이하와 졸업예정자 중 입영일자 본인선택을 하지 않은 사람은 병무청에서 직권으로 입영일자를 정한다.

매년 12월에 다음해 2~12월 입영희망자에 대해 1주일 동안 신청을 받은 후 전산 추첨을 실시한다.

전산추첨에서 탈락한 사람은 연중 수시로 발생하는 입영공석 인원 범위내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석이 적어 큰 의미는 없다는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수류탄 투척훈련을 받는 육군 신병(자료사진)


육해공군의 모집병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육군의 기술행정병과 해군/해병대, 공군 병사로 입대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집병에 응시하면 된다. 매월 초 병무청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지원이 가능하다.

육군은 일반 행정 등 136개 특기의 기술행정병, 어학병과 같은 전문특기병, 친구와 함께 입대하는 동반입대병, 가족이 복무했거나 복무중인 부대에서 근무하는 직계가족복무부대병, 최전방 GOP에서 근무하는 분소대 전투병 등이 있다.

해군은 일반병과 특전병, 심해잠수병 등이 있으며 공군은 정보보호병 등에 지원이 가능하다.

병무청 관계자는 “군 복무는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직면하는 것인만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 하에 입대를 신청해야 제대 후 취업준비 등에 차질이 없다”며 “인생설계와 같은 방법으로 ‘입대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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