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무심코 지나쳤던 건물·공원·명소… 서울의 재발견

입력 : 2015-05-02 03:20:13 수정 : 2015-05-02 03:20:1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권기봉 지음/알마/1만6800원
권기봉의 도시산책-서울의 일상 그리고 역사를 걷다/권기봉 지음/알마/1만6800원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서울을 생각한다/정수복 지음/문학동네/1만3000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 두 권이 출간됐다. ‘권기봉의 도시산책’과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정수복이 쓴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가 그것이다.

‘권기봉의 도시산책’은 걷고 생각하며 재발견한 서울의 기록을 95개로 정리했다. 평소 무심히 지나치던 건물들과 공원, 명소에는 갖가지 기막힌 사연들이 담겨 있다.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서울 세종문화회관. 기념비적인 건물을 지으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8년 완공됐다. 한옥과 현대 건축양식을 고루 조합한 세종문화회관은 여느 건물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보다 더 육중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들어설 뻔했다. 건립 당시 청와대가 최소 5000명이 들어가는 대회의실을 갖출 것과 기와지붕을 얹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마도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이나 만수대예술극장 같은 거대한 ‘민족전통주의’ 건축물들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 설계를 맡은 건축가는 “그것은 평양의 특징일 뿐 우리는 우리대로 만들어갈 문화가 있다”며 거부했다. 이 건축가는 “건축은 시대의 상징이자 변이다. 건축 기술이 발달해서 기와를 씌우지 않고도 우리 정서가 들어가는 전통을 살릴 수 있다. 건축가에게 맡겨 달라”고 자신했다. 이 건축가는 2012년 93세 나이로 타계한 엄덕문이다. 현대건축가 1세대에 속하는 엄씨는 서울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 리틀엔젤스 예술학교를 설계한 ‘거장’이다. 

권기봉은 ‘권기봉의 도시산책’에서 500년 조선왕조의 역사를 담고 있는 창덕궁이 훼손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한다.
세계일보자료사진
저자는 특히 창덕궁이 훼손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창덕궁 담장을 개인 주택의 담장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창덕궁 담장을 벽으로 삼아 그 위에 지붕을 얹어 방이나 창고로 쓰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이다. 

정수복 지음/문학동네/1만3000원
유신 시절 관할 공무원들이 팔아버려 개인 사유지로 변한 곳도 많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조선왕릉의 경관도 주변 건축물이나 축사로 훼손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는 저자가 서울과 프랑스 파리를 비교하면서 쓴 책이다. 거대도시 담론들을 담았다. 정수복은 몇년 전 파리 유학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해 변해버린 서울의 단상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유명 관광지나 맛집이 아닌, 사소하고 일상적인 풍경을 담은 ‘서울 33경’을 전해준다. 서울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거나 외면했던 서울의 속살을 그려낸다. 정수복은 자잘하고 하찮은 풍경들을 묘사함으로써 ‘서울의 철학이 무엇인가’에 몰두한다.

저자는 “도시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개별적인 ‘시민 사회학자’가 되어 ‘걷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마다의 답을 생각해볼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정승욱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