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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가구 마을 전체 초토화…길도 끊겨 구호품 못 받아

관련이슈 네팔 대지진 참사

입력 : 2015-04-28 19:43:32 수정 : 2015-04-28 23: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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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네팔 통신원 로버트 키틀이 전한 참상
“이번 지진의 진원지인 고르카의 한 마을에는 전체 가옥 1200채 가운데 단 6채만이 남아 있습니다.”

본지 네팔 통신원이자 사진기자인 미국인 로버트 키틀(65·사진)은 27일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네팔 대지진의 참상을 한 줄로 이렇게 요약했다. 그가 언급한 마을은 바르팍을 의미한다. 고르카는 용맹한 용병 집단인 고르카족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약 80㎞ 떨어진 산악 지대인 고르카는 규모 7.8의 강진의 직격탄을 맞아 초토화됐다. 대규모 산사태로 육로가 차단돼 구호물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키틀은 이번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다. 그는 “지진 발생 당시 아내와 비라트나가르에 머물러 있었다”며 “지진 이후 국내선 공항이 폐쇄돼 밤새워 운전한 끝에 26일 오전 카트만두 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집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팔 남동부에 위치한 비라트나가르는 고르카에서 약 460㎞ 떨어져 있음에도 지진이 감지됐다. 키틀은 “비라트나가르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났고 큰 바위들이 도로를 점령했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여진의 공포는 가시지 않고 있다. 노숙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카트만두 집에서 지내고 있다는 키틀은 “여진은 여전하지만 점차 잦아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진이 발생하면 집 밖으로 재빨리 뛰쳐나간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는 네팔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네팔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이 공항은 한때 폐쇄됐다가 운항을 재개했다. 키틀은 “수많은 사람들이 카트만두 공항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하고 있다”며 “많은 항공사들이 추가 운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진 공포뿐 아니라 물 부족도 살아남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키틀은 “주요 수도관이 파열돼 집에 물이 공급되지 않는다”면서 “물탱크에 비축해둔 물을 쓰고 있는데 아끼기 위해 샤워는커녕 변기 물도 내리지 않는다”고 했다. 키틀은 그러나 네팔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네팔에서 8년간 살고 있다”며 “네팔은 내 집”이라고 했다.

키틀은 “네팔에는 텐트와 음식, 의약품, 의료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한국 사회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또 수실 코이랄라 네팔 총리가 ‘총리 국가구호기금(PMNRF)’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기금은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들로부터 기부를 받기 위한 일종의 특별회계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 이 기금에 자신의 한 달치 봉급을 쾌척했다.

정리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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