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언더파 279타 정상 등극
강풍·빗속 침착함 돋보여 베테랑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독학 골퍼’로 유명한 프로 11년차의 김보경(29·요진건설)이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 개막전의 여왕에 올랐다.
김보경은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골프장(파72·618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4라운드에서 보기 3개, 버디 2개로 73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시즌 첫 대회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공동 2위인 김혜윤(26·비씨카드)과 이정은(27·교촌F&B) 등과는 3타차. 김보경은 2013년 6월 롯데 칸타타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 22개월 만에 이 코스에서 또다시 정상을 밟는 기쁨을 맛봤다.
3타차의 단독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보경은 초속 2.4m의 강풍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김보경이 2번(파4)홀과 8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뒷걸음치는 사이 이승현(24·NH투자증권)과 김혜윤이 타수를 줄여 김보경과 함께 11번홀(파4)에서 7언더파로 공동선두가 돼 혼전양상이 펼쳐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보경은 거센 추격에도 불구하고 베테랑답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파를 잡아갔고, 이승현과 김혜윤은 흔들리며 점수를 잃어갔다. 1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김보경은 까다로운 15번홀(파5)에서 8m 거리의 짜릿한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3타차로 달아나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중학교 때까지 골프교본을 보며 캐디백을 메고 있는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워 통산 4승을 올린 부산 토박이 김보경은 노력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도 20kg가 넘는 캐디백을 아버지 김정원(60)씨가 멨다. 김보경은 10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지만 2m 거리에서 파를 세이브해 위기를 넘긴 뒤 아버지로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우승할 것”이라는 독려가 우승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서귀포=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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