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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어떻게 하나…방식·기간·비용은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5-04-06 20:06:46 수정 : 2015-04-06 23: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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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처럼 선체에 체인 연결… 크레인 4대로 이동 유력
정부가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6일 잇따라 각계 의견 수렴과 여론조사 등을 거쳐 선체 인양을 결행할 뜻을 밝혔다. 그동안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에서 세월호 인양 찬성 의견은 60∼70%로 절반을 넘었다.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도 “참사 1주기 이전에 온전한 세월호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1년 가까이 바닷물에 잠긴 세월호가 인양 과정에서 붕괴나 파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빠르면 5∼6월 인양, 선체 파손 가능성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아 일부 공개한 ‘세월호 선체 정밀탐사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는 전남 진도 부근 맹골수도의 수심 약 44m 지점에 선체의 좌측면이 바닥에 닿아 1∼1.5m 정도 묻혀 있다. 세월호 침몰 지점은 평탄한 지형에 반경 200m 안에 돌출암반이 없고, 유속 등을 고려했을 때 5∼6월, 9월 하순∼10월 중순이 인양작업 최적기로 판단됐다.

세월호는 전반적으로 온전한 상태지만 1년 가까이 바닷물에 잠기면서 일부 부식돼 인양과정에서 파손 또는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세월호는 불법 개조된 부위 등이 부식돼 인양하다가 자칫 선체가 파손되거나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또한 세월호가 워낙 오랫동안 물살이 거센 바닷속에 잠겨 있어서 인양하더라도 실종자를 찾지 못할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선체의 온전한 인양’을 바라고 있다.

◆크레인 인양 방식 유력


세월호 인양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천안함 인양 때와 같이 선체에 체인을 연결해 크레인으로 바지선 위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세월호 자체 무게(6825t)와 물, 모래 등을 합하면 최대 1만5000t에 달해 밖으로 끌어올리려면 네 군데에 대형 크레인(합계 2만t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총 2만t 이상의 바지선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현대중공업이 27일 1만t급 해상크레인 ‘HYUNDAI-10000’을 준공했다. 길이 182m, 폭 70m 규모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업체가 보유한 최대 규모 해상크레인은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8000t급이었다. 세월호를 인양하려면 현대중공업 크레인 외에 중국(1만t)과 유럽(1만3000t)에서 추가로 들여와야 한다. 유럽에서 크레인을 가져오려면 2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힘든 인양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크레인을 이용하더라도 1대로 들어올리면 선체가 두 동강 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여러 대의 해상크레인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방식도 거론되고 있는데 ‘ㄷ’ 자 모양의 큰 삽으로 바닷속에서 물건을 퍼올리듯 세월호를 체인으로 들어서 플로팅 도크에 올려 이동하는 방식이다. 인양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안정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길이 300m, 폭 70m 가량의 플로팅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부양능력 8만t인 이 플로팅 도크는 길이 146m, 폭이 22m인 세월호를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속에서 이동하는 ‘잭업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두 척의 바지선을 세월호 양쪽에 배치한다. 이어 세월호를 체인으로 감아 약간 들어올린 다음 수심이 얕은 곳으로 수중에서 끌어 이동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세월호를 맹골수도보다 유속이 느린 동거차도 인근(북쪽 2.5㎞ 지점)으로 옮겨 인양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세월호 선체 인양과 관련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인양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맹골수도는 물살이 거세고 조석간만의 차가 커 세월호는 최초 사고지점에서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양작업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자칫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인양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은 인양비용에 대해서는 “900억원에서 2000억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최대 1조원을 점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유족이 동의한다는 조건 하에 수중 추모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수중 추모공간 조성 사례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미국 전함 ‘USS 애리조나호 추모관’은 하와이 해안에서 150m 떨어진 해저에 조성됐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숨진 미군 1177명 중 수습한 시신은 75구에 불과했다. 미국 정부는 선박 하부를 그대로 놔둔 채 1962년 그 위에 해상 추모관을 만들었다. 여객선 에스토니아호가 1994년 핀란드 해역에서 침몰하면서 승선자 989명 중 852명이 사망했다. 발견된 시신은 94구였다. 스웨덴 정부는 수심이 깊어 인양이 어렵다고 판단, 이곳에 콘크리트를 부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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