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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IB 참여에 무덤덤한 美…사드 논의 주목

입력 : 2015-03-27 18:50:30 수정 : 2015-03-31 14: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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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별개 사안” 분리대응 입장…일각서 떠도는 패키지딜說 일축 “미국이 (한국에) 어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들어가세요 하는 입장은 아니죠. 흔쾌하게 (미국이) 그럴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AIIB 참여 결정에 따른 미묘한 한·미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주도의 AIIB에 대해 의사결정 구조 등을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미국의 기류를 잘 아는 정부가 AIIB 가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장 심도 있게 논의한 것도 미국이었다고 한다.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협의한 나라 중 하나”라며 “미국은 ‘한국이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라는 것이 아니라 ‘(AIIB가) 국제기준에 맞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제프 래스키 국무부 공보과장은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AIIB 참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일련의 국가가 최근 AIIB 가입 결정을 내렸는데 그것은 그들 국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AIIB 참여 결정이 당장 한·미 관계에 직접적 악영향을 주지는 않겠으나 잠재적인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미국 조야(朝野)의 대한(對韓) 불신감을 증폭시킬 수 있어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미 관계에 대한 영향과 관련, “(다른 동맹국도 참여를 결정해) 미국이 한국 때리기만은 할 수 없고 그보다는 AIIB 내에서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할 것”이라며 “한국이 AIIB 지배구조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줄 것인가가 한국을 보는 미국의 시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를 이해할 수 있으나 미국 의회나 전문가 그룹, 언론에는 동맹국(한국)이 중국 밑으로 들어간다는 안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미국민을 잘 이해시킬 수 있는 고민과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의 AIIB 참여 결정에 따라 이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한·미·중 간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AIIB와 비교할 때 사드는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은 사드를 놓고 정면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AIIB와 사드 문제를 철저히 분리해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AIIB와 사드가 등가(等價)라든지, 일부에서 말하는 교환이나 흥정의 대상물로 보지 않는다”며 “사드와 AIIB는 본질적으로 (안보와 경제문제로) 분리해 접근하는 게 국익에 맞다”고 말했다. 최 부원장은 “미국도 사드와 AIIB는 분리해서 접근할 것”이라며 “두 사안을 연계하면 (한국이) AIIB에 들어갔다고 (한국 정부의) 팔을 비트는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한국 내 기류가) 반미로 갈 수 있어 (미국이) 굉장히 우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청중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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