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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이라 불렸던 맹자는 어떻게 성인이 되었을까

입력 : 2015-03-12 21:08:24 수정 : 2015-03-12 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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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와 양혜왕’… 유세술 등 분석 중국 전국시대 양나라의 혜왕은 맹자를 ‘노인장’이라고 칭했다. 거칠게 말하면 ‘영감’이라는 의미다. 존경의 뜻을 담아 ‘선생님’이라 불린 공자, 예우의 의미가 담긴 ‘선생’으로 불린 다른 현사(賢士)들과는 판이한 푸대접이었다. 맹자는 이런 처지에서도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 길을 묵묵히 걸었다.

‘맹자와 양혜왕’(남회근 지음, 설순남 옮김, 부키)은 맹자가 “천고에 칭송받는 성인이 된” 원인을 이런 태도에서 찾는다. “맹자는 끝내 자신의 뜻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기를 거부한 채 홀로 걸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맹자’에서 말하는 것은 모두 고금에 변할 수 없는 크나큰 경(經)이요 법(法)인 것”이라고 적었다. 책은 전란의 시대 맹자가 각 나라의 제후들과 나눈 대화, 맹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에 대한 기록 등을 종횡으로 엮었다.

저자가 먼저 초점을 맞춘 것은 맹자의 뛰어난 유세술이다. 저자는 맹자 유세술이 상대방 심리와 현재 상태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분석한다. 동시에 자기의 논지를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방이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자면 대화 상대와의 소통과 공감에 능했던 것이다. 맹자는 시비와 선악을 대립시켜 이분법으로 논단하는 방식의 교육도 지양했다. 그는 기회를 포착해 교육을 펼치고, 상대방을 격려해 제후들이 왕도의 길을 가도록 유도했다. 저자는 각양각색의 등장인물과 사료에 자신의 경험을 보태 맹자의 품격을 넓게 드러낸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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