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朴대통령 "의연하고 담대한 대처 큰 감동"

관련이슈 리퍼트 미국대사 피습

입력 : 2015-03-09 18:42:46 수정 : 2015-03-09 22:12: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리퍼트 병문안 안팎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서울 신촌 연세 세브란스병원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며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빨리 쾌차해 앞으로 한·미 관계와 양국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영원히 같이 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달려간 곳은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이었다. 입원 치료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한시바삐 병문안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성남 서울공항에 내린 박 대통령이 병원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40분쯤. 출국 절차와 환영 인사 등을 감안하면 쏜살같이 이동한 셈이다.

◆리퍼트 대사에 성의 표한 박 대통령

박 대통령이 9일간 장기 중동순방의 피로도 뒤로 한 채 먼저 병원을 찾은 것은 리퍼트 대사의 퇴원이 임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리퍼트 대사는 얼굴 수술에 사용한 실밥을 제거한 뒤 10일 오후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퍼트 대사 치료를 맡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의료원장은 “대사가 강력하게 업무 복귀를 원하고 있다”며 “퇴원 후에는 토요일(14일)쯤 의료진이 대사관저를 방문해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를 직접 만나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퍼트 대사가 의연하게 대처해 자칫 위태로워질 수 있는 한·미 동맹을 되레 굳건하게 만든 것은 박 대통령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병문안의 ‘성의’를 보인 것은 그 답례이자,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음을 재확인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두 사람은 피습 경험이 비슷한 인연도 생겼다.

백선엽과 밴플리트 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에 위치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집무실에 걸린 포스터. 6·25 전쟁을 담은 포스터에는 한·미 동맹의 상징적 구호인 ‘같이 갑시다’(Go together)의 원조로 알려진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왼쪽 원)과 백 장군(오른쪽 원)의 얼굴 아래 “오늘밤 싸울 준비 되셨습니까(Ready to fight, tonight?)”이란 영어와 함께 우리 말의 ‘같이 갑시다’를 영어로 소리 나는 대로 영어로 적은 “Katchi kapshida(같이 갑시다)’란 문구가 쓰여 있다.
남제현 기자
◆‘하늘이 도운’ 인연, 한·미동맹 합창

박 대통령은 병원 지하주차장에서 외래병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 병실로 올라가 리퍼트 대사를 10분간 만났다. 박 대통령은 병실로 들어서자마자 리퍼트 대사와 반갑게 악수하며 “중동 순방 중에 대사님 피습 소식을 듣고 정말 크게 놀랐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저도 2006년에 비슷한 일을 당해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수술을 받았는데 대사님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이어 “그때 그 의료진이 ‘하늘이 도왔다’ 이런 말씀들을 했는데 이번에 대사님과 관련해서도 ‘하늘이 도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뭔가 하늘의 뜻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은 “그 후에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살겠다’ 이렇게 결심했는데 대사님께서도 앞으로 나라와 한·미 동맹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주실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지요. 상처 부위도 그렇고, 2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은 것도 그렇고…”라며 “당시 의료진이 얼굴의 상처가 조금만 더 길고 깊었어도 큰 일 날 뻔했다고 했는데 어쩜 그것도 그렇게 비슷한지…”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대사님이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고 미국과 한국 양국의 국민이 큰 감동을 받았다. 오히려 한·미 관계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께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던 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는 물론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저는 대통령께 많은 빚을 졌다. 이곳 의료진들이 과거 대통령님을 수술한 경험이 있어 같은 부위에 상처를 입은 저를 수술하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했다”며 “덕분에 더 안전한 수술을 받고 수술결과도 좋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빨리 회복하시길 기대하겠다”고 했고 리퍼트 대사는 “빨리 나아서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카타르 도하에서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귀국하면) 위로를, 위문을 가려고 한다”며 “너무 끔찍한 일이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느냐. 철저히 조사를 해야겠죠”라고 밝혔다.
백선엽과 맥아더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집무실에 걸린 그림에는 백 장군(앞줄 왼쪽)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오른쪽)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그름 아래에는 “Ready to fight, tonight?(오늘밤 싸울 준비가 됐느냐)”라는 문장과 함께 ‘같이 갑시다’를 소리나는 대로 영문으로 쓴 “Katchi kapshida”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남제현 기자
◆거북선 모형 전달한 윤병세 장관

박 대통령을 수행해 중동을 순방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귀국하자마자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했다. 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리퍼트 대사에게 거북선 모형을 전달했다”며 “리퍼트 대사가 영화 ‘명량’을 가장 보고 싶어한다고 한다. 불굴의 의지를 갖고 어떤 시련도 극복하는 그런 용기 있는 이순신 장군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퍼트 대사에게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한·미 동맹, 어떤 위기와 도전도 극복해낼 수 있는 한·미 동맹을 위해 다시 일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우승·염유섭·김건호 기자 ws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