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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휴대전화와 전쟁’

입력 : 2015-02-17 17:45:20 수정 : 2015-02-17 18: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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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합법적 통화까지 감시
北당국 ‘1080 상무’ 전담조직 만들어 휴대전화 임의검열·회수로 정보 차단
“평양 내부의 단속은 사상통제 의미, 한국 드라마 보는 행위 막겠다는 것”
북한에서 인기 끌고 있는 스마트폰 `평양타치`(사진=조선신보)
북한이 주민 간 정보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휴대전화와의 전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과거 불법 휴대전화 단속 조직에 이어 합법적인 휴대전화 통화까지 감시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 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는 분위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당국이 지난해 11월 ‘1080 상무’란 조직을 만들어 이달부터 북한 주민이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1118 상무’나 ‘109 상무’를 통해 중국기지국을 이용하는 불법 휴대전화를 단속해 왔지만 합법적인 휴대전화까지 감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 조직은 당 기관과 간부를 제외한 사법·행정기관 간부, 일반 주민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검열하고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에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휴대전화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매개로 한 북한 주민의 정보 흐름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접경지대에서의 휴대폰 단속이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 차원이라면 평양 내부의 단속은 휴대폰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보는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김정은(국방위 제1위원장) 체제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접촉뿐만 아니라 정보 유통을 차단해 주민의 사상통제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에 게재된 평양 시내 사진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이 자주 포착될 정도로 최근 북한 내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늘고 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 인구는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주민의 약 10%에 해당하는 2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온 휴대전화기 수입액도 8284만3000달러에 이른다. 이는 2010년 3510만1000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노트북 컴퓨터를 포함한 무게 10kg 이하의 중국산 휴대용 자동정보처리 기기 수입액도 2336만9000달러로 전년 대비16% 증가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 주민이 국경 너머에 설치된 중국 이동통신사 설비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 당국은 2012년 김정은 제1위원장 지시로 함경북도 회령·무산, 양강도 혜산 등 대표적인 탈북 루트에서 통신 신호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중국 이동통신사 유심(USIM)칩을 쓰는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보통 산속에 숨어서 전화를 걸어 쉽게 붙잡지는 못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불법 휴대전화를 사용한 북한 주민이 적발되면 최악의 경우 정치범수용소에까지 수감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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