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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담긴 천지인 원리에 외국인들 탄성

입력 : 2015-02-15 22:18:21 수정 : 2015-02-15 22: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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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박물관 올 첫 ‘문화 수요일’ 가보니 “그냥 예쁘게 생긴 기호로만 알았던 한글에 그런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줄 미처 몰랐네요.”

지난 11일 오후 6시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 해설자의 설명을 들은 외국인 30여명이 저마다 무릎을 치며 나지막한 탄성을 내질렀다. ‘ㅣ’, ‘ㅏ’, ‘ㅛ’ 등 한글 모음의 독특한 생김새가 하늘과 땅과 사람, 이른바 천지인(天地人) 원리를 반영하고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다. ‘ㄷ’, ‘ㅁ’, ‘ㅇ’ 등 자음은 사람의 혀와 목구멍 모양을 본떴다고 하자 히죽 웃음을 짓는 이도 눈에 띄었다.

11일 국립한글박물관의 ‘문화가 있는 수요일’ 행사에 참가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국악 연주단체 ‘정가악회’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이날 행사는 국립한글박물관이 올해 들어 시작한 ‘문화가 있는 수요일’의 첫 번째 순서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초청해 한글 창제 원리를 알리고, 한국 문화 정수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외국인들은 세종대왕이 한글이란 새 문자를 만든 배경에 큰 관심을 보였다. 중국 한자는 너무 어려워 국민이 배우지 못하자 국왕이 직접 나서 쉬운 글자를 개발했다는 설명에 관람객 다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원어민 강사로 일하는 한 영국인은 “한 나라가 사용하는 문자에 관한 박물관이 있다는 게 무척 흥미롭다”는 소감을 밝혔다.

관람객들 발길은 3층 한글배움터로 이어졌다. 이곳은 최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일종의 체험관이다. 음성인식기에 얼굴을 대고 자기 이름을 말하면 그것을 한글로 적은 글씨가 컴퓨터 화면에 뜬다. 이용자가 “James” 하고 외치면 한글 “제임스”가 나타나는 식이다. 외국인들은 자기 이름이 한글로 표기된 것을 가리키며 무척 신기해하는 표정이었다.

전시실 관람을 마친 외국인들은 국악 연주단체 ‘정가악회’가 마련한 특별 공연을 관람했다. 대금 독주곡, 가야금 산조, 판소리 ‘흥보가’의 한 대목 등 한국 전통음악의 진수를 선보인 멋진 무대였다. 아직 한국 문화가 낯선 관람객들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한 몇몇 외국인이 ‘즉석 해설사’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수요일’로 정해 한국어 학습과 한국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단체는 박물관 고객지원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02)2124-6204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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