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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회고록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퇴임전 한미 쇠고기 협상 마무리 부탁"

입력 : 2015-01-29 10:23:15 수정 : 2015-01-29 10: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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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은 곧 발간될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광우병 사태를 야기한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퇴임전 처리해 줄 것을 부탁했다"라는 사실을 밝혔다.

29일 확인한 MB 회록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광우병 파동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대통령 취임을 일주일 앞둔 2008년 2월 18일, 청와대 관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마주했다"고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한·미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부시 대통령과 수차례 약속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중 처리해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고 물었다는 것.

이에 "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약속을 시인하면서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다고 미국 의회가 FTA(자유무역협정)를 처리해준다는 보장이 없다는 뜻을 말했다"고 했다.

MB는 "결국 나는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하여 큰 딜레마를 안고 대통령에 취임해야 했다"고 털어 놓았다. 

MB는 2008년 6월 7일 쇠고기 협상과 관련하여 부시 대통령과 통화 내용을 공개 했다.

통화에서 MB는 "미국 정부가 3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 수출에 대해 우리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30개월령 이하의 소만 한국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이 대통령께 보장하겠다"라며  제안을 수락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쇠고기 사태는 한·미 관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국민과 소통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계기도 됐다고 했다.

◇'아덴만의 여명'작전, "잠 못 이루고 그저 기도만"

아데만 작전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이번에 작전을 하면 인명 피해는 얼마나 생길 걸로 예측되는가"를 물었다.

김 장관은  "작전을 한다면 (외국 사례 등에 나타난)그 정도의 인명 피해는 감수해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께서 최종 승인을 해주신다면 작전을 개시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내일 새벽 작전을 진행하도록 하세요. 철저히 준비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차질 없이 작전을 수행하세요"고 최종 승인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그날 저녁 나는 온갖 상념에 잠겨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저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무상복지로 가난한 사람 복지예산 줄어 안타까워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내가 한 일 중에는 내 삶의 경험에서 나온 게 많다. 나는 오랫동안 대기업 CEO를 지냈다. 그 때문인지 정략적으로 나를 공격하는 쪽에서는 내가 서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주장하는 복지정책을 볼 때면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저분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정말 알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지금도 전 국민 무상복지정책으로 정작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 예산이 줄어드는 현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 박근혜 대표측의 경계심

이 전 대통령은 "언론이 일제히 '정운찬 (총리후보자),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라고 보도한 뒤 여당 일각에서도 가만있지 않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이른바 '한나라당 비주류'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혀 근거 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고 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운찬 총리 지명과 함께 세종시 문제가 논란을 빚던 2009년 9월16일 박근혜 전 대표와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만났다는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며 세종시 문제가 충청도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는 그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내 생각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내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고 술회했다.

◇평창올림픽 유치, 이건희 회장 사면으로 승부수

이 전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면 "IOC 위원자격으로 IOC 위원들을 설득할 사람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에 "김진선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건희 회장의 사면복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각각 정부에 제출했다. 국익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며 이른바 '원포인트 사면'을 했음을 소개했다.

이 전 회장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결정됐을 때 좀처럼 감정을 내비치지 않던 이건희 회장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이 보였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모든 공을 주위로 돌리는 이 회장을 보면서, 나는 원포인트 사면으로 그가 그동안 평창 유치에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고 마음고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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