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무엘 윤이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창하고 있다. |
1부에서 격조 있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바그너 바리톤의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 그는 2부에서 딴판으로 변신했다. 베를리오즈부터 구노, 로시니, 도니제티, 베르디까지 폭넓은 표현력을 한껏 펼쳐보였다. 구노의 ‘파우스트’에서는 메피스토텔레스로 분해 세상 누구든 꾀어낼 수 있을 듯한 악마를 노래했다.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는 험담이 소근소근 퍼지는 모습을 표현하려 눈짓, 손짓을 동원했다.마지막 곡인 베르디의 ‘아틸라’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들리는 ‘브라보’ 속에 오래오래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무대를 더욱 다채롭게 만든 주역은 사무엘 윤과 함께 초청된 소프라노 서선영(스위스 바젤 오페라), 테너 조정기(독일 쾰른 오페라)였다. 청아한 음색의 조정기가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부르자 애절한 공기가 객석을 휘감았다. 연주를 맡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바그너부터 베를리오즈, 구노까지 방대한 레퍼토리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송은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