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특보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효율성과 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보들이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고 전문적인 정책 조언을 하면서 국정을 보다 더 원활하게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주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한 뒤 대사들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대통령 왼쪽과 오른쪽은 찬드라다쓰 씽 주한트리니다드토바고 대사와 베아트리스 키흐쉬 주한룩셈부르크 대사.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날 임명된 특보들은 전문성과 경륜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이 민정특보다. 경북 영주 출신으로 1969년 사법시험(11회)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부산·서울고검장을 지냈다. 김대중정부 말기인 2002년 검찰총장에 발탁됐지만 피의자 사망사건이 터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최근까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를 맡아왔다. 이 특보는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사기 사건, 5공비리, 환란, 세풍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홍업씨 비리 의혹 사건 등 권력형 사건을 수사했던 강직한 검사로 꼽힌다. 현역 시절 김기춘 비서실장이 ‘당대 최고의 수사검사’라고 극찬했다는 일화가 있다. 문건, 항명파동으로 드러난 기강해이를 바로잡는 역할이 예상된다.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을 지낸 신 홍보특보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언론인이다. 성균관대 출신으로 1981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사회담당 부국장, 수석논설위원 등을 지냈고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국회 법사위 법조인력양성제도개선 소위원회 자문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3월부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신문방송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언론과의 소통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특보는 2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윤두현 홍보수석은 이날 인선 발표에서 “정무특보단 및 추가 특보 인선은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을 상대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여야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이 발탁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특보에는 친박(친박근혜) 현기환·이성헌·김성조 전 의원 등이, 특보단장에는 서청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변호사나 언론사 간부가 청와대 특보를 겸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특보의 겸직 허용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인선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보는 비상근 명예직이다. 겸직이 가능토록 법적인 걸림돌을 제거하는 노력을 했다”며 “김 특보가 사표를 내는 등 합리적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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