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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왕식렴은 황실의 조력자였다

입력 : 2015-01-21 09:23:35 수정 : 2015-01-21 09: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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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 연출 손형석, 윤지훈)"가 아름다운 비주얼과 독특하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순정만화를 보는 것 같은 장혁, 오연서, 이하늬, 임주환의 모습을 비롯해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권력암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고려의 시조 태조 왕건(남경읍 분)을 중심으로 한 황실 세력과 왕식렴을 중심으로 한 호족 세력들의 권력암투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극중 호족들을 대변하는 인물로 등장한 왕식렴(이덕화 분)은 서경(지금의 평양) 총관이자 황실의 인척으로 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그는 왕건의 사촌동생으로 왕건을 도와 통일제국 고려를 건설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일찌감치 왕건의 명령에 따라 서경 총관으로 북방 지역을 관리했다. 왕건의 고려가 여진, 거란 등 북방 민족에 신경쓰지 않고 백제, 신라와 세력 다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왕식렴의 공이 컸다.

왕식렴이 고려 정계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고려가 삼국을 통일한 후 왕건의 건강이 악화되면서다. 당시 왕건은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유력한 지방 호족들과 혼인으로 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태어난 왕건의 자녀들은 황실의 일원이 아닌 호족을 대변하는 입장이 돼 황권 강화에 걸림돌이 된다.

왕식렴은 호족 세력의 수장으로 등장하지만 왕건 사후 황실의 어른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2대 혜종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3대 정종 때 공신이었던 왕규가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며 황실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는 황실에 대한 충성이 아닌 황제보다 강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함이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왕식렴의 힘은 사촌 형인 태조 왕건조차 함부로 할 수 없을만큼 막강하다. 그러나 황제의 독살 음모에 동참할 정도로 위험한 위치에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왕식렴은 자신과 가까운 북방 호족들보다 백제, 신라에서 귀의한 남방 호족들을 더욱 경계한 인물이었다.

왕식렴은 태조를 시작으로 혜종, 정종 등 세 명의 황제를 모시며 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정종 이후에 고려 명장 유금필의 외손자였던 효은태자를 차기 황제로 옹립하려 했지만 무산이 됐고, 왕건의 세째 아들 소(장혁 분)가 고려 4대 황제 광종이 된다. 

왕소는 극중 왕건의 유지를 받들어 숨을 죽이며 때를 기다린다. 그 또한 왕식렴의 강한 권력과 정면충돌을 피한 것이다. 광종은 황제에 올라 호족에 대한 무자비한 숙청을 시작했지만 서경의 세력의 힘은 유지를 시킨다. 그 또한 북방 관리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KBS 대하사극 '제국의 아침'처럼 정통사극이 아니기 때문에 권력다툼보다는 로맨스의 비중이 높지만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는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창용 기자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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