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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의 수혜, 왜 가계까지 오지 않나

입력 : 2015-01-20 17:54:17 수정 : 2015-01-20 17: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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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시차, 세금 구조 때문
기업이 비용 감소분을 생산품 가격에 반영하는 정도 따라 효과 다를 것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고점인 107달러에서 반토막 나는 등 추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실제 유가 하락의 수혜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가 하락의 수혜는 1차적으로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신증권은 유가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부문별 석유 소비비중에서 산업의 비중이 커서 유가하락의 전달 효과가 시차가 있고, 휘발유 소매가격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세금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도가 높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일례로 미국은 석유소비 중 수송비중이 72.8%로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한국은 산업용이 58%, 수송용이 32%에 불과하다.

또한 세금구조도 체감도를 낮추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둘째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전국기준)은 리터당 1531.1원이다.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리터당 685원 수준이다.

지난해 4월말 한국의 주유소 판매가격(1752.03원)과 비교했을 때 대략 13% 하락한 데 비해 미국은 32%나 떨어졌다. 한국 주유소 판매가격에는 51%의 세금이 거의 고정된 반면 미국 주유소 판매가에는 14.6%의 세금만이 부과된 탓이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합동으로 지난 7일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유가하락에 따른 구매력 증가는 경제주체들에게 배분되겠지만 그 크기는 기업이 비용 감소분을 생산품 가격에 반영하는 정도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석유제품 가격 감소분을 비석유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않는 경우, 유가 10% 하락에 따른 경제전체 구매력 증가분인 10조4000억원(GDP 대비 0.8%)의 대부분은 기업에 귀착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기업은 얼마나 혜택을 가져가나?

자료제공=대신증권

대신증권에 따르면 유가하락 효과가 석유제품 가격에 전가되는 1단계에는 기업의 비용감소 효과가 압도적이다. 기업의 비용감소 효과는 33조원에 달한다. 반면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비석유제품 가격에 전가되는 2단계에서는 가계의 구매력 증대효과가 18조2000억원으로 가장 크게 나타난다. 이 수치는 2015년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를 63달러로 가정하고 집계한 결과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결국 유가하락의 긍정적인 효과는 기업부문의 비용감소에서 먼저 나타나고 가계의 구매력 증대로 점차 확산되는 과정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비용감소의 혜택이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업종으로 총제조비용에서 전력, 가스, 운송비 비중이 높은 도로화물·택배업종(22.6%), 육상운송(15.2%), 시멘트 및 비금속광물(14.2%), 여행업(9.4%) 등을 꼽았다.

같은 증권사의 김영일 연구원은 "주목하는 업종은 타이어이다.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지만 않는다면 운행 거리가 증가하여 타이어 교체 주기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상품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원재료인 고무가격 하락도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항공·해운·화학 등 석유제품을 많이 쓰는 기업 역시 유가 하락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유가 하락의 수혜를 보는 기업도 있지만 손해를 보는 기업도 있다. 정유산업과 화학산업은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유업종은 지난 4분기 국제유가 급락과 파라자일렌(PX) 시황 부진까지 겹쳐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 이상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의 경우 기울기가 중요한데 4분기에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재고평가 손실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업종 역시 4분기에 유가 급락이 나프타 가격 하락을 부추겨 재고 손실을 키워 실적이 전망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처럼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석화업계 영업부진도 컸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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