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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해야 최고…고위층 '갑질' 원인은?

입력 : 2014-12-08 19:25:50 수정 : 2014-12-08 22: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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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잡으면 타인 배려 사라져 힘 휘두르고 싶은 생각에 매몰”
사회 약자보호 기능 떨어질수록…‘출세해야 최고’ 논리 자리잡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캐디 성추행 논란,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항공사 용역직원 폭행, 포스코에너지 A상무의 항공사 여직원 폭행….

항공기 이륙 전 기내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승무원을 내리게 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논란이 되기 전에도 정치인과 기업의 임직원 등 사회지도층의 ‘갑질’ 사례는 빈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갑질’에는 권력을 잡은 사람으로서의 자기중심적 심리가 밑바탕에 깔려있다고 진단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8일 “권력을 잡게 되면 자기중심적이 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번 경우 항공기에 타고 있는 수백명의 승객과 서비스를 하는 승무원에 대한 배려를 잊은 경우”라고 평가했다.

곽 교수는 “이번 일은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발현되는 심리적 특성”이라며 “‘을’의 위치에서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살피게 되지만 ‘갑’의 위치에 가게 되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시스템이 약자를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질수록 개인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힘 있는 위치에 가려는 성향이 커진다”며 “이를 통해 ‘출세하면 남에게 ‘갑질’을 해도 된다’는 논리가 자리 잡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상하관계 문화가 사회지도층의 ‘갑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근대사회 이후부터는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의미의 ‘시민권’ 의식이 자리잡아야 하는데 아직도 봉건사회적인 ‘귀족’ 개념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라며 “자신의 권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전형적 특권의식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용진 카이스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에서는 봉건적인 상하 관계에 대한 가치관이 뿌리 깊어 ‘을’도 ‘갑’의 위치에 오르면 ‘갑질’을 하게 된다”며 사회 전체가 이에 대한 비싼 수업료를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세계 유수의 기업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빈발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사회지도층은 일반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사람들로, 자신이 가진 권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고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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