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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밤 문화 상징' 나이트클럽,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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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5 20:47:18 수정 : 2015-02-15 16: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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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스탠드', 낭만적인 하룻밤 사랑? "성범죄의 온상일 수 있어"

서울 강남 밤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리버사이드호텔 '물 나이트클럽'이 33년 역사를 마감한다. 서울 잠원동에 있는 리버사이드호텔은 1년여의 공사를 통해 과거 물 나이트클럽이 있던 LL층을 최신 유행의 고급 라운지 바와 스테이크하우스로 새롭게 꾸며 12월 초 문을 연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981년 호텔이 생기면서 영업을 시작한 물 나이트클럽은 33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

리버사이드호텔 물 나이트클럽은 1980∼1990년대에 강남의 대표적인 클럽으로 인기를 누렸다.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과 지금은 '가왕'으로 추앙받는 조용필이 공연했고, 강남에서도 '물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50여개의 룸과 플로어가 밤마다 북적거렸다. 전국 유흥가에 그 이름을 빌린 '물 나이트'가 아직도 여럿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당시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 나이트클럽 문화 쇠퇴…손님 급감

그러나 나이트클럽 문화가 쇠퇴하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결국 1년간의 공사 끝에 요즘 유행하는 고품격 라운지 바와 스테이크 하우스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됐다. 물 나이트클럽이 간판을 내린 것은 그 자체로 나이트클럽 문화의 쇠락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뿐만 아니라 물 나이트클럽의 변신은 리버사이드호텔이 지난 5년간 추진해온 변신에 마침표를 찍는 작업이기도 하다. 과거 리버사이드호텔은 정상적인 호텔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향락산업에 치중해 있었다. ▲2층에는 '카바레' ▲3층에는 이른바 '터키탕' ▲12∼13층은 속칭 '풀 살롱'이 포진해 있었다.

◆ '원나잇 스탠드' 관련 범죄 ↑

한편, 요즘 이른바 ‘원나잇 스탠드’(하룻밤 성관계)를 목적으로 여성에게 접근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그 과정에서 온갖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 특히 요즘 인터넷에는 원나잇 스탠드를 부추기고 그 방법을 알려준다는 내용의 온갖 글이 버젓이 올라오고 있다. 원나잇 스탠드에 성공했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상대 여성의 신체 사진 등을 공공연히 올리는 남성도 많다.

이런 남성들은 원나잇 스탠드를 한 뒤 이를 야구에 빗대 ‘홈런’이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홈런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한다. 유혹에 넘어가 성관계에 응한 여성은 ‘홈런녀’로 불린다. 이런 글이 오르는 카페들은 주로 여성을 유혹하는 법을 전수하는 ‘픽업 아티스트’(PA)들이 운영한다. 회원이 2000명에 이르는 카페를 운영하는 한 픽업 아티스트는 코스별로 80만∼220만원 정도 돈을 받고 기술을 가르친다.

‘홈런 인증’ 글 작성자들은 상대 여성을 찍어 인증 사진으로 첨부하거나 모텔 결제 명세를 캡처해 올리기도 한다. ‘홈런 인증’ 글에는 여성을 유혹하는 데 쓰인 멘트와 행동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글 아래에는 ‘존경스럽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등의 댓글이 우수수 달린다. 또 다른 남성들이 이를 ‘작업용 대본’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 "카카오톡 ID로 만남 이뤄져서 단속 걸릴 위험 없어요"

이와 함께 일부 성인사이트도 원나잇 스탠드를 부추기고 있다. 성인사이트 ‘아****’에는 인증샷이라는 게시판이 따로 있다. ‘여*’의 경우에는 사이트 등업을 위해 이 같은 후기를 의무적으로 적어야 하고, 다른 사이트 ‘놀***’ 역시 게시글을 보기 위해선 만남 후기 등을 올려야 한다.

이런 글을 비난하는 댓글은 거의 없다. 오히려 ‘피해자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거나 ‘잘했다’등의 칭찬 댓글이 대부분이다. 한 성인 사이트 관계자는 “이런 사이트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이트 주소를 옮겨 단속을 피한다”면서 “국내에만 최소 수십 곳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채팅앱’으로 이성을 유혹한 후기도 넘쳐난다. 무작위로 대화 상대를 연결해주는 앱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방법, 위치정보 앱을 통해 성매매를 하는 법까지 게시돼 있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 채팅앱은 인증절차가 없어 미성년자 성매매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채팅앱에 접속한 지 10분 만에 한 미성년자가 성매매 제의를 했다. 그는 “카카오톡 ID를 이용해 만남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에 걸릴 위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원나잇 스탠드가 성범죄로 비화되는 추세를 부추기는 게 ‘홈런 인증’ ‘클럽 원나잇 스탠드’ 경험담 같은 그릇된 온라인 문화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 장치는 마땅히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요즘 클럽 등에서 일어나는 원나잇 스탠드 세태가 외국 영화 속에서처럼 낭만적인 하룻밤 사랑이 아니라 성범죄의 온상일 수 있음을 명심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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