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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4년 단기 알바생" 軍 부사관 처우 열악

입력 : 2014-11-25 20:03:30 수정 : 2014-11-25 22: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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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운영 의사결정권 없고 능력개발 언감생심
온갖 사역 동원에 시달리고…후보생 양성비용 턱없이 부족
軍 남기보다 떠나는 경우 많아
야전부대의 한 부사관은 25일 “부대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도 없고, 부사관 능력개발에 대한 투자는 언감생심”이라면서 자신을 ‘4년짜리 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 표현했다.

병사들 교육 훈련을 지도할 시간에 온갖 사역에 동원되는 등 부사관들의 자긍심이 땅에 떨어져 있다 보니 군에 남기보다는 단기간 군생활을 하고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군 조직의 허리’라고 불리는 부사관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여군 부사관 출신인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국방위원회)은 “부사관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들을 들어보면 (본인이) 부사관으로 근무했던 30년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며 “부사관에 대한 차별은 교육 초기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인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각군 사관학교 생도는 1인당 양성비용이 2억여원이지만 부사관학교 후보생들의 양성비용은 4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리더십’ 교육시간도 사관학교는 4년 동안 평균 150여시간을 할당하고 있지만 교육기간이 20주인 부사관학교에서는 8시간에 불과했다. 부사관학교 교육기간을 4년으로 환산해도 83시간으로 사관학교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육군사관학교에는 화랑대연구소가, 육군 3사관학교에는 충성대연구소가 부설돼 있지만 부사관학교에는 이런 연구소가 없다. 양성단계부터 부사관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손 의원은 전했다.

국방부는 국정과제의 하나로 부사관 원사 계급 위에 ‘현사’ 계급의 신설을 추진하고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2013년 현재 11만6000여명의 부사관을 15만2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군의 날 행사에서 특공무술을 선보이는 특전사 요원들. 세계일보 자료사진
또한 올해부터는 대학 재학 중 군사교육을 받고 졸업 후 하사로 임관하는 부사관 학군단(RNTC)제도도 신설했다. 경북전문대, 대전과학기술대, 전남과학대 등 육군 3개 학교와 경기과학기술대(해군), 영진전문대(공군), 여주대(해병대) 등 6개 전문대에서 30명씩 180명의 부사관 후보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야전부대의 부사관들은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군내 각종 사건·사고를 통해 부사관의 질에 대한 군 안팎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인 전투력 발휘를 위해 대대급 이하 하부구조를 보강하기 위해 군 당국은 부사관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우수한 인재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부사관의 처우를 현실화하고 교육대책을 세우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 의원은 “군 문화 개선과 더불어 부사관 조직에 대한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며 “그래야 병사-부사관-장교로 이어지는 건강한 지휘체계 확립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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