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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차별 여전 "양성 평등 멀었다"

입력 : 2014-11-13 21:27:36 수정 : 2014-11-14 16: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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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 격차’ 142개국중 한국 117위 최하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말이 한때 유행처럼 번진 적 있다. 고개 숙인 아빠, 나약해진 아빠를 향해 가족들이 위로하느라 외쳤던 말이다. 그런 남성들 사이에서 “평등은 무슨…요즘 여성상위 시대 아닙니까?”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달 말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4년 글로벌 성(性)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142개국 중 한국은 117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성 격차지수나 성 평등지수는 발표 주체에 따라 조금씩 순위를 달리하지만, 어쨌든 이번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들이 양성평등을 느끼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성 격차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양질의 여성일자리 창출, 서울형 어린이집 보급 확대 등 보육시설 증가, 고용률 증대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지난 3월부터 한 시민단체에서 양성평등과 관련한 TV방송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보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여성과 남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 TV방송에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이 대거 등장하면서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던 아버지상이 친근하고 다정한 ‘프렌들리 대디’로 바뀌어 가고 있다.

아빠와 아이가 갯벌에서 하나 되어 뒹굴고 삼생아가 아빠의 가슴에 안겨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는 등 따뜻한 부성애를 통해 아이들이 사랑받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녀 양육에서 달라진 교육관과 정체성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TV 광고에서도 변화된 남녀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밥솥이나 냉장고 등 주방용품은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고정관념을 깨고 남성들이 광고시장에 대거 투입되고 있다. 가전제품, 커피, 속옷까지 남성과 여성의 영역 구분 없이 광고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카메라 광고에서 유명 여배우가 출연할 때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반면 남성배우는 기능적 측면에 중점을 두는 양면성을 보였다. 이는 여성에게는 유독 능력이나 업적을 부각시키기보다는 외모나 외형을 강조하는 이분법적 구도여서 아쉬웠다.

TV 방송과 광고 속에서도 루머, 미모, 사생활 폭로, 스캔들, 인신공격 등 성 차별적 구성은 점차 개선돼야 한다. 1980년대 이후 여성문제에 관한 정책적 관심으로 남녀고용평등법과 여성발전기본법 등이 제정되고 다양한 발전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경제활동 분야에서는 여전히 여성들의 진입 장벽은 높기만 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남성의 파트너만이 아닌 선진적이며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을 방송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소영 리포터 doun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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